평가 대상이 된 투수들의 구종은 2020 시즌의 데이터만을 사용했다.
평가 기준
- 공의 절대적 스피드
- 타자가 컨택하기 어려운 구종
- 공의 무브먼트
- 구종이 만들어내는 결과값
포심 패스트볼 - 제이콥 디 그롬
2020 패스트볼 스탯: 평균 구속 98.6마일, Spin Rate 2477, Whiff% 36.8%, wOBA .243
디그롬의 최근 피칭을 보면, '완벽'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적합할 것이다. 높게 제구되는 포심 패스트볼과 존 아래에 완벽하게 제구되는 슬라이더, 체인지업 콤비네이션은 타자들에게 악몽을 선사하며, 최근 세 시즌 간 피wOBA(.241)에서 전체 1위라는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디그롬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반증한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9시즌 96.9마일에서 2마일 정도 끌어올렸고, 상위 10%에 해당하는 Spin Rate가 패스트볼의 위력을 더욱 배가시켜준다. 지난 시즌 상대 타자들은 디그롬의 패스트볼에 250번의 헛스윙을 가져갔는데, 이는 리그에서 제일 많은 수치이다.
커터 - 코빈 번즈
2020 커터 스탯: 평균 구속 93.2마일, Hard Hit 23.7%, Whiff% 32.9%, wOBA .235
2019 시즌 던지는 공마다 난타당하며 최악의 부진을 보이던 코빈 번즈는 피칭 레퍼토리에 변화를 주기로 한다. 데뷔 2년간 50%가 넘는 구사율을 보이며 주무기로 쓰던 포심 패스트볼을 과감하게 버리고 그 자리에 거의 쓰지 않던 싱커와 커터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변신은 성공했고 2020시즌 ERA 2.10, 사이영상 6위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 중 커터는 리그 최고의 효율을 자랑하는 구종으로 거듭났다. 번즈의 커터는 리그에서 가장 빠른 축에 속하고(커터 평균구속 6위), 수평 무브먼트도 상당히 좋으며 포수 기준 오른쪽 하단에 정확하게 제구되기 때문에 타자들이 대처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커터의 그라운드볼 비율(GB%)은 57%였고, 피안타율은 .162에 그쳤다. 32.9%의 Whiff%는 커터를 구사하는 투수 중에서 1위 기록이었다.
슬라이더 - 디넬슨 라멧
2020 슬라이더 스탯: 평균 구속 86.5마일, 피안타율 .080, Whiff% 47.2%, wOBA .149
지난 시즌까지는 패스트볼에 커브, 싱커, 슬라이더를 섞어던지는, 비교적 다양한 구종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었던 라멧이지만, 2020시즌에는 슬라이더 구사율을 53%까지 끌어올리며, 슬라이더 - 포심 패스트볼의 투피치 투수로 변화했고,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등극할 수 있었다.
구속과 무브먼트가 어느정도 반비례하는 슬라이더의 특성상, 라멧의 빠른 슬라이더의 무브먼트는 그렇게 돋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라멧의 릴리즈 포인트는 패스트볼과 완벽히 일치하기 때문에 타자들은 어떤 공이 올지 쉽게 예측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슬라이더의 탄착군이 포수 기준 오른쪽 하단 부분에 정확히 형성이 되어있기 때문에 배트를 휘둘러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 559개의 슬라이더를 던지면서 허용한 피홈런은 단 1개이고, 슬라이더의 피안타율 .080은 2008년 이후 선발투수의 특정 구종 피안타율 중 가장 낮은 수치이다. Whiff% 47.2%도 선발투수의 구종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100타석 이상 상대 기준)
커브 - 셰인 비버
2020 커브 스탯: 평균 구속 83.6마일, 피안타율 .095, Whiff% 51.5%, wOBA .151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준수한 선발 투수에 지나지 않았지만, 2020 시즌의 셰인 비버는 적수가 없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정도로 압도적인 시즌을 기록했다. ERA 1.63, 77.1이닝 동안 삼진 122개를 잡는 괴물 같은 페이스를 보여주며 만장일치로 아메리칸 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중심에는 비버의 신무기, 커브가 있었다.
코빈과 라멧의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비버의 커브는 지난 시즌까지는 슬라이더에 이은 서드피치였지만, 이번 시즌 들어서 슬라이더의 구사율을 대폭 감소시키면서 세컨 피치로 사용되었다. 비버의 커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속도와 수직 무브먼트이다. 비버의 수직 무브먼트는 53.6인치로, 무브먼트 자체는 그렇게 뛰어나지 않지만 83.6마일이라는 빠른 스피드와 결합하면 비슷한 구속의 커브보다 13% 많이 떨어지는, 훌륭한 무브먼트를 보이는 구종이 된다. 이런 커브가 평균 94마일의, 무브먼트가 좋은 포심 패스트볼과 같이 사용되기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훌륭한 피안타율과 Whiff%가 나올 수 있었다.
체인지업 - 데빈 윌리엄스
2020 커브 스탯: 평균 구속 84.1마일, 피안타율 .032, Whiff% 61.1%, wOBA .078
어지간하면 선발투수의 구종만을 넣으려했지만, 데빈 윌리엄스의 체인지업은 다른 투수들의 체인지업과는 다른 레벨에 있기 때문에 빼놓을 수가 없었다. 지난 시즌 밀워키 불펜에 혜성같이 등장한 윌리엄스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던 마구로 27이닝만을 소화하고도 신인왕을 수상하는 어마어마한 임팩트를 남길 수 있었다.
데빈 윌리엄스의 체인지업의 위력은 특이한 그립과 손목 회전, 회전축에서 나온다. 보통 체인지업은 낮은 스핀을 가지며 수직으로 떨어지지만, 윌리엄스의 체인지업에는 사이드 스핀이 들어가며, 수직 무브먼트와 수평 무브먼트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수직 무브먼트 40.8인치, 수평 무브먼트 18.1인치라는 어마어마한 무브먼트를 가지는 구종이 탄생하게 된다. 또한 평균 97마일의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 만들어내는 13마일의 구속 차이 또한 타자들에게 고통을 선사한다. 227개의 체인지업 중 단 2개만이 단타로 연결되었을 정도로 윌리엄스의 체인지업은 압도적인 위력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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