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닥 프레스캇 계약이 끝났다. 4년 160m, 보장 금액 126m, 거기다 트레이드 거부권과 프랜차이즈 태그 거부권까지. 카우보이스가 닥 프레스캇을 잡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FA 재계약의 합리성을 판단하는 세 가지 기준이 있다.
- 선수의 재능이 팀에 도움이 될 만한 급인가?
- 그 선수가 빠지면 팀에서 자체적으로 대안을 준비할 수 있는가?
- 자체적으로 구할 수 없다면, 외부 영입을 통해 대체 선수를 마련할 수 있는가?
하나하나씩 살펴보자.
- 선수의 재능이 팀에 도움이 될 만한 급인가?
2016년 전체 135번 픽으로 지명된 닥 프레스캇은, 소포모어 징크스를 겪은 두 번째 시즌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네 시즌에서 패서 레이팅 95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는 안정적이고, 일관성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특히 2019시즌에는 전체 패스 야드 4902야드(전체 2위), Comp% 65.1%, TD/INT 30/11이라는 본인 커리어 최고 시즌을 보내며, 자신이 한 단계 더 발전했음을 보여줬다.
풀 타임을 뛴 네 시즌 중, 2018 시즌을 제외한 나머지 세 시즌 동안 카우보이스는 공격 DVOA에서 10위권 밖으로 내려간적이 없었고, 2019 시즌에는 전체 2위를 기록할 정도로 팀 오펜스를 이끌 수 있는 능력도 증명하였다.
닥 프레스캇이 리그 최고의 쿼터백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는건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Top 10 쿼터백 안에 드는 걸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 그 선수가 빠지면 팀에서 자체적으로 대안을 준비할 수 있는가?
이건 2020시즌 프레스캇 출장 경기와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의 스탯을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패스에 관련된 모든 수치가 떨어졌다. 프레스캇이 5주차 뉴욕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끔찍한 발목 개방 골절로 실려나간 후 카우보이스는 대체자로 앤디 달튼, 벤 디누치, 개럿 길버트라는 3명의 쿼터백을 기용했었는데, 벤 디누치는 NFL 레벨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플레이들을 보여주며 한 게임만에 쫓겨났고, 달튼은 구멍난 오펜시브 라인과 부족한 러싱 지원을 받으면서도 분전했지만, 빈 자리를 메우기에는 부족한 모습이였다.
2020 시즌은 프레스캇을 가장 필요로 하는 팀이 카우보이스라는 걸 증명해 보인 시즌이었다.
- 자체적으로 구할 수 없다면, 외부 영입을 통해 대체 선수를 마련할 수 있는가?
애초에 솔리드한 주전급 쿼터백은 시장에 잘 나오지 않으며, 잘쳐줘야 평균 이상급이였던 커크 커즌스가 FA로 미네소타 바이킹스와 천문학적인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이유도 그런 것이다.
이번 시장의 주요 쿼터백 FA를 보자면 캠 뉴튼, 라이언 피츠패트릭, 미첼 트루비스키, 앤디 달튼, 제이미스 윈스턴 정도인데 다섯 명 모두 잘 쳐줘야 하위권팀 주전 쿼터백 기량이고, 플레이오프를 노리는 댈러스의 방향성과는 전혀 맞지 않는 선수들이다. 러셀 윌슨이나 드션 왓슨이 트레이드를 요청했다고 하지만 그 둘을 데려오려면 엄청난 출혈을 감수해야만 하고 드래프트를 통한 수비 보강이 절실히 필요한 카우보이스의 상황과도 맞지 않는다.
그렇다고 드래프트를 노리자니, 댈러스가 가지고 있는 10픽으로 뽑을 수 있는 쿼터백은 트레이 랜스랑 맥 존스 뿐이다. 대학에서 겨우 17게임밖에 뛰지 않았고, 컨퍼런스 레벨도 낮았던 트레이 랜스와 서포팅 크루의 덕을 많이 본 맥 존스로 과연 프레스캇을 대체할 수 있을까?
- '오버페이'라는 의견에는 어느 정도 동의, 하지만 대안이 없다.
물론 프레스캇이 드션 왓슨이나 러셀 윌슨보다 떨어지는 선수이건 인정하고, 그 둘보다 연봉은 더 많이 받으니 오버페이했다라는 관점도 동의한다. 하지만 FA 시장의 가격은 합리적인 기준에서만 정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수차례 봐왔다. 선수의 가치와 시장 상황, 팀의 필요성에 따라 가격이 산정되는 것이고 카우보이스는 크게 베팅해 본 것이다.
이번 딜의 승자는 닥 프레스캇이다. 자신이 원하는 계약기간이였던 4년도 관철했고, 트레이드 거부권으로 레버리지도 가져갔으며 계약 기간이 끝나도 31살이기 때문에 또 한 번 거액계약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카우보이스도 완전한 패자는 아니다. 다시 한 번 플레이오프를 향해 달려볼 동력을 얻었으며, 지난 시즌 건재함을 드러냈던 리시버진들과 라엘 콜린스, 타이론 스미스, 잭 마틴이 복귀한 오펜시브라인이 힘을 보태준다면, 공격에서는 리그 정상급으로 군림할 포텐셜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결론을 내려보자면, 카우보이스와 프레스캇의 니드가 합의점을 찾은 느낌이고 괜찮은 무브라고 본다. 물론 2년 전에 더 저렴하게 계약했다면 좋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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