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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텍산스의 몰락

NFL

by IN-N-OUT 2021. 2. 1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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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휴스턴 텍산스는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16점차 열세를 뒤집고 역전승했던, 슈퍼볼 위너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벼랑 끝까지 몰아넣었던 저력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단 1년이라는 시간만 흘렀음에도, 지금의 텍산스는 리그 전체의 웃음거리로 전락해버렸다. 미래를 걸었던 쿼터백 드션 왓슨과의 관계는 완전히 무너졌고, 팀의 심장이었던 JJ 왓은 팀을 떠났다. 전체 30위를 했음에도, 1라운드에서 선수를 뽑을 수 있는 지명권은 없다. 이번 글은 휴스턴 텍산스의 몰락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시는 볼 수 없게 된 투샷.

2019시즌의 텍산스는 정말로 강한 팀이었을까?

 

2019시즌 휴스턴 텍산스는 정규시즌 10-6이라는 성적으로 AFC South를 우승, 플레이오프에서도 디비전 라운드까지 진출한, 보여준 성과는 좋은 팀이었다. 다만 성적에 가려진 스탯들은 그렇지 못했다. 그 해 텍산스의 DVOA(Defensive-adjusted Value Over Average)는 공격 17위, 수비 22위에 그쳤고 이를 종합한 팀 DVOA는 전체 16위에 그쳤다. 15위를 차지한 팰컨스의 성적이 7-9, 17위인 카디널스가 5-10-1인걸 감안한다면 텍산스의 성적은 기적적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다.

 

텍산스가 통계와 반대되는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원 포제션 게임이였다. 2019 시즌 텍산스의 원 포제션 게임 성적은 8-3이고 +5라는 마진은 +7을 기록한 시호크스 다음이며, 세인츠와 동률에 해당된다. 물론 접전 승부에서 잘하는 것도 역량이긴 하지만, 운이 어느정도 따랐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실제로 텍산스의 득실 마진은 -7로, 그 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12팀 중 가장 낮은 기록이었다.

 

세부적인 기록을 봐도 드션 왓슨의 분전으로 패스 공격만이 리그 중상위권일 뿐, 나머지 카테고리에서는 리그 평균 이하였으며 그 중에서도 패싱 디펜스는 리그 최하위권에 속해있었다. 당연히 전력 보강도 디펜스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될 필요가 있었다.

 

텍산스 팬들에게는 최고의 혐짤

빌 오브라이언의 선택

 

하지만 2020 드래프트의 1라운드 픽은 래러미 턴실 트레이드로 인해 마이애미 돌핀스로 넘어가 있었던 상황이였고, 샐러리 캡도 널널하지 않았기에 텍산스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 어느때보다 GM 겸 감독 빌 오브라이언의 선택이 중요한 시점이었으나, 여기서 BOB는 텍산스, 아니 NFL 역사상 최악의 트레이드라고 봐도 무방할 딜을 단행한다.

 

텍산스 get: 데이비 존슨, 2020 2라운드, 4라운드 픽

카디널스 get: 디안드레 홉킨스, 2020 4라운드 픽

 

디안드레 홉킨스는 왓슨의 최우선 타겟일 뿐만 아니라, 4번의 프로볼, 3번의 All-Pro 퍼스트 팀이라는 커리어를 가진 리그 최고의 리시버였다. 그 당시 연장계약과 관련해서 불화가 있었고, 턴실과 왓슨의 재계약 문제로 인해 캡 스페이스가 필요했던 텍산스였기에 백번 양보해서 홉킨스를 트레이드를 하는 것은 맞는 결정이라고 치자. 하지만 1라운드 픽은 단 한 장도 없었고, 대가라고 받아온게 부상으로 이미 제 기량은 상실했고, 2년 18m이라는 잔여 계약이 남은 데이빗 존슨이라는 점은 BOB가 온전한 정신으로 일하고 있는지를 의심케 하는 부분이었다.

 

홉킨스의 대체자로 브랜던 쿡스, 랜달 콥을 영입하긴 했으나 이들의 기량은 홉킨스와 비교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고, 특히 브랜던 쿡스의 대가는 카디널스가 홉킨스를 데려온 대가였던 2라운드 지명권이였다. 래러미 턴실과 드션 왓슨에게 초고액 계약을 안겨주며 팀에 눌러 앉히는데는 성공했으나, 오프시즌이나 드래프트에서 팀의 약점인 수비 보강에는 실패하였고, 이는 2020 시즌에 펼쳐질 재앙의 복선이 된다.

 

예고되었던 BOB의 경질

 

리그 개막전부터 텍산스는 마홈스가 이끄는 치프스에게 20-34로 완패했고, 그 다음 이어지는 3경기였던 레이븐스, 스틸러스, 바이킹스 전에서도 모조리 패해버렸다. 바이킹스전이 끝난 후, 구단주 칼 맥네어는 BOB의 경질을 결정, 잔여 시즌을 디펜시브 코디네이터 로메오 크래널에게 맡겨버리기로 한다.

 

시즌 첫 4경기에서 텍산스의 패스 디펜스는 패스 성공률 71.1%, 터치다운 7개, 패서 레이팅 115.1을 허용하는 동안 단 하나의 인터셉션도 기록하지 못했고, 러싱 디펜스는 경기당 181야드, 터치다운 6개를 허용하면서 도합 126점을 내주는 처참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에서는 왓슨이 경기당 4개의 색을 맞아가며 홀로 분투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기에는 힘들었고, 홉킨스와 바꾼 데이비 존슨은 경기당 49.3야드 전진이라는, RB1답지 못한 모습만 보여줬다.

 

 

BOB가 경질된 후 JJ 왓이 트위터에 올린 한 장의 사진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드디어 폭발한 드션 왓슨과 JJ 왓과의 이별

 

이런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드션 왓슨은 본인이 맡은 바를 묵묵히 해냈다. 거덜 난 오펜시브 라인과 믿음직스럽지 못한 리시버진을 이끌고도 왓슨은 커리어 하이인 패스 성공률 70.2%, 전체 패스 야드 4823야드, 33개의 터치다운을 기록했고 2020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야드를 던진 선수가 된다.

 

이런 왓슨에게 구단주 칼 맥네어는 새로운 GM 선정에 있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주겠다고 약속했고, 왓슨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선정된 GM은 왓슨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패트리어츠 출신 닉 카세리오였고 결국 분노한 왓슨은 대놓고 언해피함을 드러내며 트레이드를 공식적으로 요청하기까지 이른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텍산스의 리빙 레전드, JJ 왓도 2020시즌 최종전 이후에 "왓슨이 귀중한 1년을 낭비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라는 발언을 남기며 텍산스 프랜차이즈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결국 상호해지라는 방식을 통해 10년간의 텍산스 시절에 종지부를 찍었다.

 

잭 이스터비는 텍산스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다.

만악의 근원, 잭 이스터비

 

잭 이스터비라는 인물은 치프스에서 한때 담당성직자로 일했으며, 패트리어츠에서는 "Character Coach"라는 해괴한 직책을 맡았던 일반적인 프런트 인사들과는 다른 행보를 걸어왔다. 이스터비는 2019년 텍산스 프런트에 합류했는데 텍산스 담당 비트라이터가 "맥네어의 귀"로 칭할 정도로 구단주 맥네어와의 관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이스터비의 업적으로 드러난 것에는 홉킨스 트레이드 때 홉킨스를 "that person" 이라고 부르며 트레이드를 강력하게 주장하여 성사시켰으며, 드션 왓슨의 공개적인 언해피를 불러일으킨 단장 선임에도 깊이 관여했고, 감독 후보 리스트에 언급되지도 않았던 레이븐스의 패싱 코디네이터 데이비드 컬리를 텍산스 감독으로 선임한 것 등이 있다.

 

텍산스의 레전드이자 현재까지도 특별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는 안드레 존슨은 "이스터비가 들어오고 나서는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하나도 없다" 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여러 기자들도 기사를 통해 이스터비의 배후 조종과 비정상적인 판단들을 조명하고 있다. 이에 이스터비는 자신에 대한 기사를 쓴 기자들을 고소한다라는 입장을 밝히거나, 전 직장 패트리어츠의 구단주인 크래프트 가문이 '자신을 모함하고 있다' 같은 발언을 하고 있는데, 이런 인물이 구단의 모든 것을 주무르는 것을 봐야하는 텍산스 팬들의 심정은 그야말로 참담하다.

 

과연 바뀔 수 있을까?

 

텍산스의 미래는 정말로 암울하다. 팀의 10년을 책임져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선수는 트레이드 요청을 했고, 10년을 책임져줬던 선수는 아무런 대가 없이 팀을 떠나버렸다. 전체 3픽이라는 지명권은 써보지도 못했고 트레이드 가치가 있는 선수도 얼마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누구보다 팀을 이끌어줘야 할 프런트는 정체불명의 인물로 인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가장 문제는 구단주 칼 맥네어이다. 구단주는 단순히 투자만 하는 직책이 아니다. 적재적소에 인물을 배치하고, 팀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잡아주는 한 팀의 기둥이 되어야 하는 것이 구단주이다. 하지만 지금의 맥네어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자신의 팀을 자신의 손으로 망가트리는, 정말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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