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브리디치. 누구나 인정하는 명문 대학 하버드 출신이지만 입시비리가 심각하게 의심될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팀의 현재, 미래 모든 것을 파괴하는 남자. 브리디치가 6년 간 저질렀던 악행들을 되짚어보며 다시는 이러한 단장이 메이저리그에 나타나지 않기를 빌며 이 글을 작성한다. 하나의 글로는 내용이 부족하므로, 시리즈물로 작성해 볼 예정이다. 마지막은, 유망주, 드래프트, 육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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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브리디치가 단장이 되기 전에 로키스 프런트에서 맡았던 직책은 senior director of player development로, 팀의 전반적인 육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임원이었다. 즉, 2015년 시즌 전 팜 랭킹 9위, 2016년에는 3위(BP 기준)를 차지했던 데에는 브리디치의 공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20년 시즌 종료 시점에서 로키스의 팜 순위는 전체 28위였고, 2020 드래프트에서 뽑힌 상위라운더 3명이 바로 팀 Top 10 유망주 순위에 들 정도로 허약한 뎁스를 자랑한다. 전체 100위 안에 있는 유망주는, 2020 드래프트 고교 최대 유망주이자 한번도 브리디치의 손길을 타지 않은 잭 빈만이 위치하고 있을 뿐이다(54위). 아레나도 트레이드로 다수의 유망주를 얻어오긴 했으나, 여전히 포텐셜이 높은 유망주가 궁한 것이 로키스 팜의 현실이다.
물론 팀이 성적을 내기 위해 '윈나우' 기조를 취하면 팜의 뎁스는 저절로 얇아질 수 밖에 없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로키스는 그 6년이라는 기간 동안 플레이오프 진출 2번, 최고 성적은 디비전 시리즈 진출이라는 초라한 성과밖에 거두지 못했고 유망주를 팔아서 즉시전력감을 데려오는 대형 트레이드들을 데려온 것도 아니었다. 즉, 그 좋던 팜을 가지고 성적은 성적대로 못내고 기대받았던 유망주는 잠재력을 전혀 발휘시키지 못하는,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접어들게 된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드래프트로 제대로 된 선수 수급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브리디치 부임 이후의 1라운더들의 성적을 보자.
타일러 네빈은 이미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고, 로버트 타일러와 라일리 핀트, 마이크 니코락은 메이저리그는 커녕 더블 A도 밟아보지 못할 정도로 성장을 하지 못했다. 그랜트 라빈은 하위 레벨에서도 인상 깊은 성적을 남기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라이언 롤리슨과 마이클 토글리아만이 팀 내 유망주 랭킹 2,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까지 메이저를 밟아본게 브랜던 로저스 단 한 명 밖에 없을 정도로 상위권 유망주 수급에 실패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위 픽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브리디치가 6년간 드래프트로 뽑아 계약한 180명의 선수 중 메이저리그를 밟아본 선수는 단 7명에 불구하고 그 중에 가장 높은 WAR를 기록한 2015년 15라운드 437픽 샘 힐리아드의 WAR은 0.8에 불과하다. 7명의 WAR을 총합하자면 -0.1이다. 로키스의 선수 스탯을 보고 있자면 저 마이너스 WAR가 플러스 WAR보다 익숙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러면 인터내셔널 사이닝은 잘하느냐? 브리디치 재임 기간에 데려온 해외 유망주 중에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좌완투수 헬크리스 올리바레즈의 로키스 팜 내 순위가 18위이다. 이 팀은 리그에서 최상위권을 겨루는 팜이 아니다. 최하위권을 겨루는 팜인데도 이렇다는 것은 6년 동안 인터내셔널 스카우터들과 브리디치는 뭘 하고 있었는지 궁금하게 만들어준다.
단장이 좋은 잠재력의 선수를 데려올 역량이 없다면 육성이라도 잘되어야 이 팀이 지속 가능한 컨텐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육성은 잘하는가? 밑의 사진은 로키스 역사상 최고의 팜 중 하나인 2016년 프리시즌 시기의 유망주 랭킹이다.
이 명단에 있던 선수 중 그레이, 프리랜드, 스토리, 마르케즈(17위) 같은 성공 사례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유망주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특히 MLB 전체 유망주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라는 평가를 받던 5툴 유망주 브랜던 로저스나 툴로위츠키 트레이드의 핵심 선수인 제프 호프먼, 준수한 타격과 수비를 가진 코너 외야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되었던 라이멜 타피아의 부진은 로키스 입장에서 타격이 상당히 큰 실패였다.
물론 데이빗 달 같이 잦은 부상으로 잠재력을 발휘시키지 못했던 유망주도 있지만, 대부분의 유망주는 마이너리그 시절때부터 지적받아왔던 단점이 개선이 되지 못한 모습들이었다. 로저스의 경우 약점이라고 지적받았던 수비와 선구안을 개선하지 못했고, 장점라던 타격도 장타력의 부재로 101타석이라는 무홈런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만 남기고 여전히 주전 자리를 차지하고 못하고 있다. 호프먼은 제구력에서 불안함을 보이며 커리어 ERA 6.40이라는 처참한 스탯만 보여준 뒤 신시내티로 트레이드됐으며, 타피아는 장타력과 선구안의 문제로 코너 외야수에 걸맞는 타격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 외에도 맥마헌, 카스트로, 램버트 같이 많은 기대를 받던 유망주들도 마이너 시절의 잠재력을 로키스에서 보여주지 못했고, 톰 머피 같은 경우는 로키스 소속으로는 부진했으나 시애틀 소속으로 2019시즌에 WAR 3.2를 기록하며 아이아네타 - 월터스 조합으로 고통받던 로키스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종합하자면, 브리디치는 좋은 선수를 골라올 안목도 없고 유망주의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는 육성 시스템도 6년 동안 만들어 내지 못했다. 그 결과가 현재의 로키스 팜이다.
2020년 드래프트에 뽑혀서 아직 마이너 경기에 단 한번도 나서지 못한 잭 빈, 드류 로모, 크리스 맥마헌 같은 선수들이 Top 10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9년에 싱글 A 5점대를 기록했던 라이언 롤리슨이 2위에 위치해있다. 또한 유격수, 2루수, 중견수 같은 프리미엄 포지션은 실종되었고 1루, 3루수, 코너 외야수만이 즐비한 것이 로키스 팜의 현실이다. 아레나도를 트레이드 했음에도 브리디치는 팜에 유망주를 전혀 채워넣지 못했고 메이저에서 기회를 주고 싶어도 기회를 줄만한 유망주가 없는 상황을 만들어내고야 말았다.
이러한 결과가 이전 직책이 팜 디렉터였던 단장에게서 나왔다는 것이야말로 브리디치의 능력을 가늠할 수 없게 만들어준다. 도대체 얼마나 무능력하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도 실패만을 거듭하는 것인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없애버리는 일은 쉬운 것이 아니지만 브리디치는 그걸 현실로 만들어냈다.
하지만 브리디치의 자리는 FA 계약을 계속해서 실패해도, 트레이드를 말아먹어도, 유망주를 수급하지 못해도 여전할 것이다. 로키스는 변화할 생각이 없는 구단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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