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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디치를 파헤치다 (4) - 오프시즌에 놀면 뭐하니?

MLB/Colorado Rockies

by IN-N-OUT 2021. 2. 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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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브리디치. 누구나 인정하는 명문 대학 하버드 출신이지만 입시비리가 심각하게 의심될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팀의 현재, 미래 모든 것을 파괴하는 남자. 브리디치가 6년 간 저질렀던 악행들을 되짚어보며 다시는 이러한 단장이 메이저리그에 나타나지 않기를 빌며 이 글을 작성한다. 하나의 글로는 내용이 부족하므로, 시리즈물로 작성해 볼 예정이다. 네번째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2020 오프시즌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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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오프시즌에 GM이나 구단 사장은 뭘 해야될까? 당연히 전력 보강이다. 그 '전력'이 미래를 팔아서 사 오는 현재 전력이든, 현재를 팔아서 사 오는 미래 전력이든 간에 팀의 성공을 위해서는 당연히 해야만 하는 과제이고, 그걸 하라고 구단주들은 일반인들이 상상도 못 할 어마어마한 연봉을 주며 구단 수뇌부에 엘리트들을 앉히는 것이다. 

 

하지만 브리디치는 그 '일반적인' 단장과는 결이 다르다.

 

 샌디에이고 단장 AJ 프렐러의 별명은 '매드맨'이다. 이번 오프시즌의 폭풍 영입이나, 몇 년 전에 있었던 킴브렐, 켐프 딜 같이 남들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달릴 때는 화끈하게 달려서 그러한 별명이 붙은 것이다. 하지만 이는 '가짜 광기'에 불과하다. '진짜 광기'를 가지고 있는 단장은 메이저리그에 오직 한 명, 브리디치뿐이다. 브리디치는 정말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홀로 개척해서 간다. 오프시즌에 '아무것도 안하기' 라는 구단 운영의 신기원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런 이유다.

 

콜로라도 주에 실제로 있는 도시인 'No Name'. 2019 오프시즌에 브리디치가 영입한 선수의 이름과도 같다.

2019년 1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로키스 프랜차이즈는 단 한 번의 트레이드나, FA 계약을 단행하지 않았다. 혹시 몰라서 같은 기간 동안의 메이저리그 29개 구단의 Transactions를 다 조사해봤었는데, 역시 브리디치같이 제정신이 아닌 단장은 없었다. 각 팀들의 목표는 서로 다를지 몰라도 어찌 됐건 물밑에서는 바쁘게 움직이는데, 우리의 브리디치는 마이너계약만 계속해서 던질 뿐 메이저 로스터에 쓸만한 선수를 채우려는 움직임은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다.

 

딱 한 명 영입하긴 했다. 2019 시즌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fWAR -0.2를 기록하고 웨이버된 릴리버 타일러 킨리를 클레임해서 로스터에 들여놓은 것이다. 그래도 킨리는 지난 시즌 fWAR 0.2라도 기록했으니, 최소한 브라이언 쇼보다는 가성비가 좋은 불펜 투수를 공짜로 데려오는 데는 성공하긴 했다. 수많은 마이너 계약을 체결한 선수들 중에 그나마 활약한 선수는 대니얼 바드 한 명뿐이고, 나머지는 미미한 활약을 보여주거나 아님 아예 올라오지도 못하고 방출당했다.

 

로키스가 팀 전력이 너무나 좋아서 보강이 필요 없었던 것일까? 2019년 로키스는 71승 팀이었고, 야수진 WAR은 22위, 선발진 WAR은 25위, 불펜진 WAR은 29위인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구석이 없는 수준 이하의 팀이었다. 그런데도 페이롤은 리그 상위권에, 팀 핵심 선수들은 장기계약으로 묶여있었으며, 돈 값을 못하는 고액계약자들은 넘쳐나고, 팜은 황폐화돼서 올릴 유망주도 없는 붕괴 직전의 상황이었다. 

 

그럼 그 와중에 브리디치는 뭘 하고 있었을까?

프랜차이즈 최고 스타와 8년 260밀리언이라는 초고액 연장 계약한 지 1년도 안돼서 몰래 트레이드하려다가, 이를 알아내고 언해피를 표출한 아레나도와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싸우고 있었다.

 

그러니까 브리디치는, 팀을 저 지경이 될 때까지 망가트려놓고 상황을 수습하려고 바쁘게 움직여도 모자랄 판에 아무런 무브도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팀의 케미스트리가 박살 났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있었었다. 정말 무능력하고, 무책임하고, 뻔뻔하기까지 한 사람이다.

 

사실 브리디치가 그동안 해왔던 트레이드나 FA 영입의 역사를 보면 누굴 데려왔어도 큰 힘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브리디치는 13명의 외부 FA 영입에 268밀리언을 투자했는데, 그 선수들이 기록한 WAR의 합은 1.3밖에 되지 않는다. 정말 돈을 허공으로 날려보냈다라는 표현이 적합한, 끔찍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트레이드 성과는 FA 영입보다는 낫다지만, 툴로위츠키나 타우치먼 같은 실패 사례도 다수 존재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실패한다고 해서 구단 운영에 아예 손을 놔버리고,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은 전혀 용납이 되지 않는다. 한 팀의 단장이면 어떻게 해서든 상황을 타개하려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어차피 건드려도 안될 거, 그냥 가만히 있자' 같은 생각으로 일할 거면, 도대체 왜 그 돈을 받고 계속 단장직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냥 사임하고 단장직을 다른 사람한테 넘기면 되는 거 아닌가? 

 

이런 마인드로 일하니 2020년 로키스의 야수진 WAR가 28위로 추락하고, 불펜진 WAR은 도합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이다. 단장이란 사람이 요행이나 바라고 앉아있으니, 상황이 계속 악화되기만 한다.

 

이게 브리디치가 자신을 비판하는 기자들한테 한 말이다. 이건 무슨 마인드인가? 단장이라는 사람이 일개 팬들보다 판단력이 떨어지는데 '단장 안 해봤으면 욕하지 말라' 같은 발언이 나올 수가 있는가? 5살 아이보다 못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로키스라는 프랜차이즈의 수장이라는 현실이 고통스러울 뿐이다.

 

미래? 구단주 몽포트와 단장 브리디치를 가진 팀에게는 너무나 사치스러운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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