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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패 시즌을 보낸다는 것: 2004 다이아몬드백스 스토리 (2)

MLB

by IN-N-OUT 2021. 11. 16.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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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 https://spoflix.tistory.com/123

 

 랜디 존슨을 빼놓고 2004시즌에 대해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모든 것이 잘못되었음에도, 존슨의 시즌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5월에 그는 40살의 나이로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시즌이 끝났을 때, 존슨은 4000 탈삼진을 달성함과 동시에 스티브 칼튼이 가지고 있던 좌완 탈삼진 기록을 갱신했다. 시즌 기록 - 245이닝, 290삼진, 2.60 ERA - 만 놓고 보자면 그는 6번째 사이영 상을 따낼만 했었다. 

 

 하지만 애리조나의 처참한 팀 성적 덕분에, 존슨은 휴스턴의 로저 클레멘스에 이은 2위에 그쳤다. 그 해 존슨은 개인적 으로는 완벽한 시즌을 보내긴 했지만, 야구 역사상 가장 위력적인 투수 중 한 명이라고 불리는 그에게 2004시즌은 달갑지 않은 한 해였을 것이다.

 

 힐렌브랜드: RJ가 있으니, 5일에 한 번마다 기적같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분이었죠. 저희들의 생각은 이랬어요. "RJ, 제발 다치지 마! 당신이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니까."

 

 웹: 유일한 볼거리였죠. 

 

 코프로브: 랜디는 40살이였어요. 커리어의 황혼기였는데,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던 셈이죠. 그가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웹: 제대로 된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어요. 등판해서 7이닝이나 8이닝을 소화하고, 1점 혹은 2점 정도로 막는다고 해도 공격에서는 아마 1점 정도 냈을걸요. 승리 요건을 갖춘 상태로 마운드에서 내려올 기회가 없었어요. 

 

 크리스 스나이더, 포수: 그렉 콜브런이 경기 중에 저를 불러냈던게 생각나네요. 노 아웃 상황이였고, 랜디가 던지고 있었는데 제가 2루 주자를 잡아내지 못했죠. 콜브런이 더그아웃에서 저를 부르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봐, 랜디가 던지고 있잖아. 주자 정도는 잡아줘야 된다고." 그 때는 제가 계속해서 배우고 경쟁하던 시기였으니까요. 그런 선수와 같이 뛰는 건 감사한 일이였죠. 

 

 초아테: RJ가 마운드에 있다는 건, 기회가 있다는 뜻이였죠.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제가 랜디를 대신해서 마운드에 올라가서 션 그린에게 그랜드 슬램을 맞았던 일이 기억나네요. 3-2에서 던진 슬라이더였죠. 나중에 알고 보니 구종을 이미 알고 있더라고요. 2루에서 사인을 훔쳤거든요. 어쨌든 좋은 공은 아니였으니까요. 존으로 향했던 공이였죠. 저희는 그날 패배했습니다. 

 

 존슨: 저도 그랬던 적이 있으니까요. 

 

 초아테: 샤워하고 면도까지 마친 뒤에 저는 거울을 보며 서있었었죠. RJ가 샤워를 마치고 거울에 비친 저의 모습을 쳐다보더군요. 제가 얼마나 실망했었고, 화나있었는지 알아챈 눈치더군요. "죄송해요." 라고 제가 말했죠. 그러더니 그는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 그럴 수도 있지. 구종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는 없어. 로케이션이 문제였지. 다음 번에는 공을 아래로 던진다면 괜찮을거야." 

 

 존슨: 그런 식으로 돌아가는 거죠. 화가 나거나, 분을 못 이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베테랑으로써 경기에 임하고, 저는 제 할 일을 하는겁니다. 만약 다른 선수들이 그러지 못한다면, 그들을 격려해주고 올바른 길로 갈 수 있게 도와주는거죠."

 

 초아테: 그는 리더로써의 역할을 다했고, 저를 도와줬었죠. 제가 나이가 젊었으니까요. 많은 얘기를 할 필요가 없었죠. 그가 가끔 말을 건넨다면, 자연스럽게 경청하게 되는거죠.

 

 존슨: 저는 실패를 하고, 누군가를 실망시키는 경험들을 많이 겪어봤었죠. 남 일 같지가 않더라고요. 제가 경험했던 것들을 젊은 선수에게 얘기해주는 것이 베테랑이죠.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팀에서 유일하게 훌륭한 퍼포먼스를 펼친다는 것은, 트레이드 루머에 대처해야 함을 필연적으로 의미한다. 그 해 7월에 존슨에게 왔던 트레이드 오퍼들보다 더 많은 문의를 받은 선수는 없을 것이다. 오퍼는 끊이지 않았고, 존슨을 상당히 힘들게 했기 때문에, 결국 그는 기자들에게 선발 등판 이후, 경기에 관해서만 인터뷰할 것이라고 말해야만 했다. 

 

 웹: 딱히 내색하지 않는 눈치였어요. 그가 이적하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제가 그런 입장이였다면 - 40살의 나이에 좋은 활약을 하고 있으며, 팀을 나가기만 한다면 플레이오프에서도 던질 수 있는 - 힘들었을 것 같네요.

 

 곤잘레즈: 대부분의 선수가 트레이드되길 기다렸을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나이 든 선수들이요. 몇 시즌 동안 함께했고 성과를 만들어냈지만, 갑자기 차의 바퀴가 빠진 셈이죠. 저를 난파선에서 구출해주고, 다른 팀으로 데려다 줄 전화를 계속해서 기다리는 거에요. 

 

 코프로브: 확실히 존슨은 보여줄 것이 아직 남아 있고, 저희 팀보다는 다른 팀에 훨씬 도움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했었죠. 존슨이 어떻게 그런 일들을 심리적으로 잘 대처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지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거든요. 

 

 스팍스: 랜디는 언론과 대면할 때 날을 따로 잡곤 했죠. 상황을 관리해보려고 했고, 5일 중 하루를 잡아 질문들에 답변하려 했죠. 그럼 나머지 날들은 어떻게 되냐고요? 다른 사람들한테 가는 거죠. 물론 그의 잘못은 아니에요. 다른 모든 사람들이 랜디에 대한 질문을 물어보더라고요. 최대한 대처해보려고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팀메이트의 말을 왜곡하기는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알맹이가 없는 틀에 박힌 답변들만 하는거죠. 솔직히 말해서 모두가 똑같은 답을 하는 걸 싫어했어요. 근데 그럴 수 밖에 없었죠.

 

 존슨은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대답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존슨이 양키스로의 딜을 추진한다는 기사들은 있었지만, 이는 부정되었다. 다저스로의 트레이드는 진전되지 못했던 것이 확실해 보인다. 

 

 결국, 트레이드 된 유일한 선수는 핀리였고, 다저스에서 뛰면서 그의 훌륭한 39세 시즌을 이어갔다. 존슨은 잔류했다. 

 

 스나이더: 저는 그가 시즌 막판에 팀에 머무르면서, 클럽하우스나 비행기 같은 곳에서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여유를 가지려고 했던 것이 기억 나네요. 그는 현재 상황과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죠. 랜디는 꾸준히 경쟁하면서 경기에 출장하는 건강한 베테랑들 중 한 명이었기 때문에, 유망주들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쳐줄 수 있었죠. 가끔씩은 자신의 목소리도 내고요. 저는 그의 공을 받는 포수였기 때문에 대화를 나눴었는데, 그가 좋아하는 방식 같은 것들이였죠. 

 

 존슨: 그 시즌 제가 마운드에서 보여줬던 활약을 알고 있기에 만족하긴 하지만, 팀이 평균 정도만 됐어도 얼마나 좋은 시즌이 됐을 지는 상상이 안가네요. 


 시즌의 마지막 두 달 동안, 존슨은 여전히 로스터에 있었던 얼마 안 되는 베테랑 중 한 명이었다. 곤잘레스와 색슨은 시즌아웃되었고, 핀리는 다저스 선수였다. 알로마는 8월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젊은 선수들로 클럽하우스는 가득찼다. 특정 시점에는, 로스터에 있던 25명의 선수 중 16명이 빅 리그 경험이 3년 이하였던 선수들이였다. 이 조합 - 1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몇 명의 베테랑들, 커리어를 처음 시작하는 많은 유망주들 - 은 이상하고, 가끔씩은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곤잘레즈: 매일마다 선수들은 누가 경기에 나서고, 누가 새로 들어왔는지 보기 위해 라인업을 쳐다보곤 했죠. 많은 선수들이 들어왔다 나갔었죠. 거의 셔틀 버스였어요. 누가 남고, 누가 나가는지 계속 확인해야 했죠. 

 

 카타: 새로 들어온 선수의 수가 베테랑들을 능가하기 시작한거죠. 

 

 페터스: 루키 헤이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아시죠? 5명의 선수만 의상을 입지 않았다는 건 좋은 신호가 아니죠. 

 

 카타: 회전문 같았어요. 몇몇 베테랑들에게는 불편한 상황이었죠. 팀의 방향이 180도 바뀌고, 완전히 새로운 팀 컬쳐가 만들어지려 하고 있었으니까요.

 

 해먹: 베테랑들은 여전히 경기 경험을 쌓아가고, 빅 리그 레벨에서는 나오면 안되는 실수들을 하는 젊은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는거죠. 그 선수들은 남은 커리어 동안 승리하는 것 빼고는 관심이 없었는데도 말이죠. 가끔은, 그들이 벤치로 물러나 젊은 선수들이 뛰는 걸 지켜봐야했죠. 그냥 앉아서 보고 있는거에요. 

 

 스팍스: 임시 감독이였던 알 페드리크는 아주 솔직하게 저를 대해줬었고, 그거에 대해서는 감사하다는 생각입니다. 누군가가 많은 이닝을 처리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그 사람들은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었던거죠. 저는 그걸 이해하고 정직함에 감사를 표하는 바이지만, 동시에 불편한 감정을 느꼈었죠. 특히 누군가가 저의 커리어에 개입하려고 할 때는 말이죠. 

 

 올슨: 올드 스클과 뉴 스쿨의 혼합이였죠. 회색빛의 머리를 하고, 더그아웃에서 담배를 피는, 7080 세대 선수들이나 하는 행동을 하는 올드 스쿨 선수들이 있고요. 분석, 머니볼에 관한 얘기를 하고, 몸 관리를 하는 뉴 스쿨 선수들이 있는거죠. 

 

 곤잘레즈: 라커룸이 쪼개졌었죠. 그들이 준비하는 방식은 우리와는 많이 달랐어요. 우리는 일찍 도착해서 늦게 퇴근했죠. 그 선수들과는 세대가 달랐어요. 그게 힘들더라고요. 전 그 선수들을 좋아하지만, 하나의 팀으로 뭉치지는 못했어요. 

 

 올슨: 잘 어울리긴 했지만, 완전히 다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었죠. 

 

 카타: 루키가 하면 안되는 행동들을 선수들이 하고 있는 상황들이 있었지만, 그들도 딱히 제대로 아는 건 없었으니까요. 클럽하우스의 분위기가 느껴지실 겁니다. 바람직하지는 않죠. 

 

 올슨: 팀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던거죠. 베테랑들은 리그에 오랫동안 있었던 선수들이잖아요. 그들은 여전히 상하관계를 중시했고,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믿었죠. 문제는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많은 젊은 선수들이 있었다는 거죠. 모두를 이끌어 갈 한 명의 선수가 필요한게 아니었어요. 팀 절반이 루키들이였는데요.

 

 덕 디보어, 외야수: 월드 시리즈를 우승한 적이 있으며, 현 상황에 만족하고 있기도 한, 수백만 달러를 벌어놓은 나이 많은 베테랑들과 저 같이 갓 콜업이 된 선수들이 있는 힘든 조합이였죠. 저희는 저희들만의 정체성을 만드려고 했죠. 솔직히 그 사람들 때문에 저희가 뭘 하지 못했던 경우가 아주 많아요. 

 

 카타: 누군가가 들어오고, 그 선수들은 하면 안되는 행동을 계속해서 하고, 경기 준비나 승리를 위해 집중하고 싶어하는 베테랑 선수는 그에 대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거죠.

 

 곤잘레즈: 몇몇 젊은 선수들은 실력이 훌륭했고, 오랫동안 이 팀에서 뛰었죠. 글러먹은 마인드를 가진 몇몇 선수들도 있었고요. 일찍 와서 타격 연습을 하지도 않았고, 시간을 들이거나 노력을 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 선수들이 오래 남아있지 못한다는 걸 알 수 있었던거죠. 

 

 페터스: 아마 그 선수들 중 80%가 그 시즌 이후 빅 리그에 올라오지 못했을 거에요. 전 그 선수들한테 말했죠. "너네들은 지금 이 순간을 즐겨야 할거야. 여기는 지금 빅 리그의 클럽하우스가 아니거든. 너네들 중 대부분은 내년 빅리그로 돌아오지 못할 거니깐, 즐겨두라고." 빅 리그에 있을 자격은 없었지만, 마땅한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콜업 된 선수들이 있었죠. 사람들에게 이름을 물어보면 그 사람들이 디백스에서 뛰었다는 것도 모를걸요,.

 

 디보어: 베테랑들은 지친데다 나이가 들었고, 제 의견을 물으신다면 저는 그 선수들을 팀메이트로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저에 대한 대우도 안 좋았고요, 다른 선수들한테도 그랬죠. 신경 쓰지도 않았어요. 콜업이 된 젊은 선수들이였기에, 저희는 신경을 썼죠. 저희는 이기고 싶었고,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었고, 성실하게 임했죠. 대부분의 선수들은 상황에 만족하더라고요. 저는 그들한테 관심도 없었어요. 그들도 저한테 관심이 없었는데요.

 

 올슨: 베테랑들이 저희를 불공정하고, 나쁘게 대했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정말 좋은 선수들였지만, 불행하게도 많은 경기를 이기지는 못했던거죠. 

 

 페터스: 방향성을 찾고 있었던 팀이고, 리더십이란게 없었죠. 코치들을 비난하는건 아니에요. 팀에 오랫동안 있었고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했어요. 문제는 그 때는 아무도 없었죠. 다치거나 더 이상 팀에 남아있지 않았죠.

 

 스팍스: 저는 좋은 팀메이트가 되고, 젊은 선수들을 도와주는 멘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죠. 저는 프로페셔널하게 임하고자 했고, 그 선수들도 그걸 인정해서 저한테 대우를 해주곤 했죠. 저는 팀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었으니까요.

 

 디보어: 몇몇 선수들은 그랬지만, 커리어 끝물에 있었던 몇몇 선수들은 까칠하게 대했죠. 젊은 선수들은 전혀 신경 쓰지도 않았으니까요. 저에게 동기부여가 필요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정말 어색한 클럽하우스이긴 했어요. 이상한 상황이였죠. 저는 제 커리어 동안 많은 팀들을 돌아다녔지만, 그 때는 정말 끔찍했어요. 

 

 카타: 모든 베테랑들이 의욕 없이 "나는 나한테만 집중할거야" 라고 말한건 아니에요. 예전과 똑같았던 선수들도 있었죠. 예를 들어 루이스 곤잘레즈는 환상적인 리더였죠. 그는 과거보다 더 많은 역할을 리더로써 떠맡아야 했죠. 저를 도와주기 위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적도 많거든요. 

 

 베테랑과 유망주들간의 대립은 9월 초 대중에게 공개되기 이르렀다. 디백스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 이전에 "자율적인" 배팅 훈련을 진행했으나, 자율적이라는 말은 모두에게 해당되지 않았었다. 몇몇 유망주들은 나타나지 않았고, 페드리크는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그들을 비판했다.

 

 스팍스: 페드리크 휘하에서 저희는 초반에 많은 훈련을 했죠. 중계 플레이 훈련도 했고, 연습용 주자로 나가기도 했죠. 저는 나이가 많았어서, 그런 훈련이 힘들었죠. 하지만 각 포지션마다 두세명의 유망주들이 있었거든요. 모두가 비슷한 환경이였던거죠. 많은 젊은 선수들은 여전히 성장중이었습니다. 더블 A나 트리플 A 레벨에서 1년 반 동안 배워야 할 것들을 여전히 배우고 있던 중이였으니까요.

 

 곤잘레즈: 베테랑들은 경기장에 나와서, 자율적으로 타격 훈련을 했죠. 루키 몇 명은 안 나오더라고요. 그게 화가 나는 상황이었죠. "저기, 우리는 너를 트레이드하기로 했어." 라는 전화를 기다리게 만드는 순간이랄까요. 전 상처받았어요. 

 

 디보어: 그 일이 기억나네요. 저희는 자이언츠와 경기했고, 팀 미팅을 가졌죠. 경기 전 타격 훈련을 빠진 루키는 한 명도 없었어요. 사실이 아닙니다. 그런 일은 없었어요. 베테랑들이 이런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너네들은 헌신할 필요가 있을거다!" 전 3일마다 1번 타석에 들어섰거든요. 도대체 내가 무슨 헌신을 해야 하는거지? 저는 경기 전 훈련에 나왔어요. 스캇 헤어스턴도요. 모두가 타격 훈련에 참석했죠.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지? 우리는 거기 있었는데. 루키일 때 저희들은 경기장으로 일찍 향하는 버스를 놓친 적이 없어요. 단 한번도 말이죠. 

 

 스나이더: 아마 경기 전 타격 훈련에 나가지 않은게 저랑 다른 선수들이었을 건데요. 샌프란시스코 시리즈 첫 경기였거든요. 그 날 저희는 경기장에 도착했고, 들어오는 모든 선수마다 한 마디씩 하더군요. 모든 선수가 들어올 때 마다 저는 고개를 숙이고, 라커 구석으로 가게 되더라고요. 다 이런 소리였어요. "너한테는 자율적이지 않아." 그래서 전 생각했죠. "그렇구나,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말아야지."

 

 카타: 그 선수들은 트리플 A에서 왔는데, 그 동네는 아주 더운 지역이고 시즌도 길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모든 걸 자율적으로 하는 곳이죠. 거기서 자율이라는 말은 "자율" 그 자체죠. 하지만 빅 리그에 데뷔한 루키라면, 그럴 일은 없어요. 

 

 스팍스: 자율 타격 훈련을 빠질 수 없다는 걸 모르더라고요. 몇몇 친구들은 센 대가를 치뤄가며 이런 교훈을 얻게 된거죠. 몇몇 선수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런 태도를 가진 백업 선수라면, 성실한 태도를 가진 다른 선수보다 더 빨리 리그에서 쫓겨나게 되는거죠. 

 

 페터스: 아무도 그 친구들한테, "빅 리그 경험이 3년 이상이냐? 아니면 매일 훈련에 나와야지." 라고 말하지는 않죠.

 

 힐렌브랜드: 경기장에 나올 때 어떻게 옷 입는지도 모르더라고요. 트리플 A처럼 슬리퍼와 보드 탈 때 입을만한 반바지를 입고 나오던데요. 하하, 빅리그에서는 그런 식으로 하지 않죠. 

 

 코프로브: 어떻게 되다 보니, 제가 어느 정도 리더십을 보여줘야하는 상황이었고, 저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행동 지침 같은걸 알려주려 했죠. 제가 빅리그에 콜업되었을 때는 많은 베테랑이 있었고,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도 정말 진지했었기 때문에 운이 좋았던 셈이죠. 그 선수들은 마이크 코프로브가 "거기에 가방을 놓지 마." 라는 말을 하던 시기에 콜업이 된거니까요. 

 

 힐렌브랜드: 전 남을 돕는 걸 좋아해요. 자부심도 있고요. 유망주가 올라왔을 때, 저는 비행기에서 그 친구들 옆에 앉곤 했죠. 하지만 12명의 정장을 맞춰줄 순 없죠. 5만 달러가 들어가는데요. 

 

 디보어: 제가 마이너로 강등당했을 때 편안함을 느꼈죠.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빅 리그 시절은 너무 이상했고, 낯설었어요. 저는 그런 분위기에 있어본 적이 없었죠. 그 시즌은 너무 동 떨어졌다고나 할까요. 제가 트리플 A로 다시 갔을 때, 저는 제가 뛸 수 있을거란 걸 알았어요. 베테랑 선수들에 관해서도 신경을 많이 썼죠. 저는 뒤늦게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고,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 그 나이 많고, 수백만 달러를 번 사람들. 걔네들은 그 사람들 인생의 다른 것들만을 신경쓰지만 우리는 야구에만 집중한다고." 특이한 상황이였고, 커리어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쳤죠. (역주: 디보어는 2004시즌 50경기에 출장하여 .224 / .272 / .374라는 성적을 기록했으며,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다시는 뛰지 못했음.)

 

 힐렌브랜드: 그래도 훌륭한 친구들이었어요. 다만 '진짜배기'가 아닌, 어린 애들일 뿐이었죠. 


 

 시즌의 끝이 다가오고, 세 자릿수 패배를 기록한 시점에서, 디백스의 팀원들은 시간이 빨리 가기만을 바랬다. 최종 기록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약간의 자존심은 챙기면서, 한 해를 마치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긴 어려운 법이다. 

 

 곤잘레즈: 100패 이상을 거뒀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죠. 약간의 자부심이 있다면,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겁니다. 사람들이 저를 놀리고 다니거든요. 

 

 해먹: 카디널스와 경기한 시즌 막판의 시리즈들 중 하나를 보세요. 카디널스 선발 라인업과 저희의 라인업을 비교하면서요. 만약 그런 시즌을 보내지 않았고, 모두가 다치지 않았더라면 빅리그에 올라오지도 못했을 선수들이 선발로 출장했었고, 월드 시리즈에 진출할 팀의 라인업과는 비교가 안되는거죠. 

 

 웹: 그 때 쯤되면, 그냥 빠져나오고 싶은겁니다. 제발 마무리 짓자는 식으로요. 그냥, 계속 날짜를 계산하는거에요. 

 

 코프로브: "또 하루가 밝았구만. 최선을 다해보자. 또 졌네. 괜찮아, 107번째로 졌으니 이젠 화를 내지도 않을거야."

 

 : 120패를 달성하지는 못할 거라는 걸 알았죠. 그런데 그걸 알아도, 어차피 안 좋은 방향으로 가는건 똑같으니까요. 

 

 곤잘레즈: 많은 선수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었죠. 이 곳에 도착해서 도시를 가로지르는 단단한 기차를 만들어놨더니, 갑자기 모든 것이 무너져버린거죠. 그리고는 시리즈에서 한 판, 로드 트립에서 두 세판을 이기기 위해서 혈투를 벌이는겁니다. 

 

 코프로브: 그 해 마지막 홈 시리즈 중 하나에서 본즈가 700홈런에 근접했던 시기의 샌프란시스코를 만났었죠. 저희는 정면승부하지 않았고, 그 때 홈팬들이 자비없는 야유를 보내더라고요. 보통 선수들은 홈에서 야유를 받지 않고, 저희들은 사람을 겁쟁이로 취급하는 야유를 싫어하거든요. 그 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차피 105패 팀인데, 본즈에게 정면 승부를 하고 106패를 하는게 과연 치욕적인 일일까? 그래서 저는 그냥 정상적으로 승부하기로 했죠. 

 

 스나이더: 코프로브가 그 시리즈에서 본즈를 상대했고, 첫 두 개의 공을 심판이 볼로 판정했죠. 그러고 나서 하나를 똑같은 위치에 던져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는데, 본즈가 투수를 쳐다보더라고요. 그리고 다른 하나를 던졌는데 공이 몰렸었고, 본즈가 우중간 깊은 곳으로 타구를 날려버렸죠. 

 

 코프로브: 그 시리즈에서 배리 본즈는 15개의 공을 지켜봤고,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어요. 경기장에 있던 모든 선수보다 압도적으로 실력이 좋은 선수였기에, 그 하나를 쳐서 475피트 타구를 만들더라고요.

 

 스나이더: 페드리크가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더군요. 

 

 코프로브: 페드리크한테 한 소리를 들었죠. 제대로 된 경쟁을 하지 못하는데 지친 선수들이 많았거든요. 

 

 페터스: 좋은 팀들은 배리 본즈를 걸렀어요. 자존심 문제가 아니였거든요. 알이 유망주들에게 이를 지도한 것은 좋은 일이였죠. 누구를 걸러야 할지 알아야 한다. 배리 본즈가 우리를 이기게 하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된다. 배리 본즈에게 홈런을 내준다면, 당연히 우리는 화가 날 것이다. 이 친구가 우리보다 위에 있는 것은 안된다고 말하는 거죠. 그게 배울 점이고요. "와, 그가 우릴 완벽히 이겼어." 이게 아니라요. 그건 배우는 것도 아닙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게 해야죠. 

 

 코프로브: 전 알이 무슨 소리를 하는 줄 알았어요. 그 시즌 동안 팀은 많은 일들을 겪었고, 계속해서 치욕스러운 감정을 느껴야 했죠. 그는 배리 본즈가 700홈런을 우리 홈에서 달성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았던겁니다. 또 다른 수치를 당하고자 한건 아니었다는 거죠. 결과적으로도 좋지 않기도 하지만요. 

 

 디백스는 그 시즌의 마지막 두 경기를 이겼고, 51승 111패라는 기록을 남기며 10월 3일에 시즌을 마무리 했다. 오프시즌이 되면서 몇몇 선수들은 안도감을 느꼈다. 다른 선수들은 분노했다. 

 

 웹: 저는 이런 생각이었죠. "훌훌 털어버리고 오프시즌을 보내자. 너무 끔찍했어. 스프링 트레이닝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가진 게 뭔지 보자고."

 

 스팍스: 저는 집으로 가서, 이런 일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고, 이런 말을 하는게 부끄럽지는 않네요. 저는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다른 선수들과 새 출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완전히 잊고 싶지는 않았지만, 저는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있었고, 집에 가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페터스: 한 시즌 전체를 팀에서 보내지도 않았지만, 패배들은 저를 지치게 만들었죠. 계속해서 지는거죠. 저는 무기력했었고요. 새 출발을 하기 위해 연료를 충전하는 과정이었죠. 

 

 코프로브: 팀에 있었던 모든 선수들에게 최악의 시즌이였고, 드디어 끝이 난거죠. 

 

 해먹: 저는 DFA 같은 최악의 상황도 마주할 수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있을 상황에도 대비해야 했었죠.

 

 맥크라켄: 엄청난 변화가 있을 거라는 걸 알았죠. 길고, 비참한 시즌이였기에 시즌 종료는 모두에게나 기쁜 일이었죠. 모든 사람이 그 시즌을 커리어에서 지우고 싶을 겁니다. 

 

 해먹: 최악의 한 해를 보냈기 때문에, 이에 따른 결과가 있을 것임을 알고 있었죠. 어떤 일을 했든지 간에, 그런 팀 같지도 않은 팀에 있었던 걸로 저는 기억이 되겠죠. 정말 끔찍했으니까요.

 

 힐렌브렌드: 제가 팔린 걸 알았어요. 너무 잘했거든요. 저는 잔류를 위해 홈타운 디스카운트도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말했죠. 안되더라고요. 바로 토론토로 팔아버리더군요. 저는 여기에 남고 싶었기 때문에 정말 열받는 일이었죠. 제가 사는 곳이 여기니까요. 

 

 올슨: 여러 변화들이 생길거란걸 알고 있었죠. 새 감독이 누가 될지도 몰랐고요. 하지만 저는 제가 보냈던 나날들이 오랫동안 기억될 걸 알고 있었습니다. 

 

 신트런: 저의 역할이 어떻게 바뀔지, 트레이드 될지, 불펜으로 갈지, 어떤 포지션에서 플레이 할지, 2005시즌에는 팀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것도 몰랐죠. 우리가 경쟁력 있는 팀이 될 수 있을까? 새로운 감독은 누가 될까? 페드리크가 잔류할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 들어올까? 많은 질문들이 있었죠. 

 

 존슨: 전 여기서 월드 시리즈를 우승했잖아요. 팀이 제가 원하는 방향과 다르게 가고 있는 것을 알았기에, 만약 그들이 원한다면 트레이드를 받아들이기로 했죠. 결국 저는 양키스로의 트레이드에 동의했죠. 제가 80년대 후반에 그랬던 것처럼 리빌딩 과정을 거치는 팀에 있고 싶지는 않았죠. 저와는 맞지 않았지만, 팀이 그 시기에 했던 행보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페터스: 패배가 저의 일부분이 된거죠. 제가 은퇴한 이유 중 하나기도 하고요. 저만큼 오래 선수 생활을 했다면, 패배라는 존재가 매일 저를 갉아먹는 느낌이거든요. 극복하기 어렵죠. 

 

 초아테: 제가 나이가 들었을 때, 선수들에게 이런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죠. 4연패를 했을 때 세상이 끝난 것마냥 생각하면, 저는 이렇게 말하거든요. "나때는 말이야."

 

출처: The Athletic, Zach Buchanan, <Playing through ‘a perfect storm of crap’: The 2004 Diamondbacks tell us what it’s like to lose 100-plus 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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