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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의 '야구 실험'은 성공했을까?(1)

MLB

by IN-N-OUT 2021. 10. 31.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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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생각을 들어보자: 아래의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 있을까?

 

 

 타자가 보인 반응을 보면, 이러한 판정에 딱히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투수도 마찬가지다. "존에 걸쳤을 수도 있었겠죠. 근데 저는 제가 던지고 싶었던 지점보다 훨씬 바깥으로 던졌어요." 10월 10일 애틀랜틱 리그의 하이 포인트 로커스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진 31살의 오른살 투수 크레익 스템의 말이다. "사람이 판정을 내렸다면, 아무도 스트라이크를 선언하지 않았겠죠. 야구를 위해서 긍정적인 현상은 아니죠."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하기 위해 그의 손을 들기는 했지만, 판정을 내린 것은 컴퓨터였다. 미국에서 가장 수준 높은 독립 리그이자, 메이저리그의 첫 번째 "파트너 리그"로 선정된 애틀랜틱 리그는 이번 시즌 로봇 심판(ABS)를 도입했고, 2019년에도 똑같은 방식을 사용한 적이 있다. 애틀랜틱 리그에서 사용되는 트랙맨 시스템은 제구 실수 같은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 오직 공의 위치만을 고려할 뿐이다. 당연히 사람들은 투수가 원하는 대로 공을 던졌는가에 대한 여부와 포수가 공을 잡은 위치는 상관이 없다고 말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플레이트를 지날 때의 공의 위치이기 때문이다. 다저스와 말린스에서 뛰었고, 경험이 풍부한 스템은 그러한 주장을 들었지만 크게 동의하지 못했다. "만약 사람들이 실제로 그런 판정들을 보면 생각이 바뀔걸요.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에요." 스템의 말이다. 

 

 이 경우에는, 영상에서 보이는 위치와 실제 공이 제구된 위치는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플레이트를 정말로 지나갔나?" 라는 질문을 사람들에게 물어본다면 대다수가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아래에 나와있는 1구의 위치를 보면, 이 공은 스트라이크 존을 지나갔다. 다만 이번 시즌 애틀랜틱 리그가 설정해 놓은 존은 플레이트보다 살짝 넓다. 

 

 

 정리하자면, 이 판정은 오류가 아니다.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이유는 존의 넓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 모순적이게도, 이는 선수들의 피드백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결과이다. 2019시즌 애틀랜틱 리그의 존 너비는 플레이트의 너비(17인치)였지만,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는 20인치로 늘어났다. 7월 10일에 존은 21인치로 더 늘어났다. 그러므로, 플레이트를 살짝 벗어난 공들은 스트라이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로봇 심판의 편을 들어보자면, 같은 위치로 들어오는 다른 구종에 대한 판정의 일관성은 그렇게 나빠보이지 않았다. "인간 심판들은 그런 류의 공들을 항상 스트라이크로 판정하죠. 하지만 그 위치가 투수가 던지고자 하는 지점이였고, 포수가 잘 잡았을 때만 그러는 경향이 있죠." 스템이 말한다. "ABS의 판정 방식과는 좀 다르죠."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똑같았다. "만약 심판이 그런 공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하면, 관중들한테 야유를 받겠죠. 심지어 사람들은 트랙맨한테도 야유를 하더라고요."

 

 애틀랜틱 리그의 ABS 시스템은 논란이 생길만한 판정들을 많이 만들어냈다. 물론 ALCS 4차전에서 주심 라즈 디아즈가 보여준 최악의 판정만큼은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다만 로봇 심판은 다른 종류의 문제적 판정을 내릴 뿐이다. 심지어 "인간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았음에도, 스트라이크 존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정리하자면, 인간 주심의 주관적인 판정이 스트라이크 존의 크기와 모양을 결정하는 MLB 임원들의 결정으로 대체된 것일 뿐이다. 존의 정의가 계속해서 바뀐다면 스트라이크의 여부에 대해 엄격 해석의 원칙(strict-constructionist)를 취하기도 어렵게 된다. 

 

 이번 시즌 하부 리그에서 최초로, Low-A Southeast 리그에도 적용된 ABS 시스템은 올해 하위레벨에 적용된 여러 실험적인 규칙들 중 하나였다. MLB의 마이너리그 인수는 마이너리거들의 저임금, 무주택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MLB는 여러 레벨에서 많은 새로운 규칙들을 적용해볼 수 있었고 시즌 당 하나의 규칙만을 실험해보거나, 같은 리그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방식보다 더 많고, 질적으로도 나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러한 실험들은 경기 시간의 증가, 타율의 하락, 증가하는 삼진율 문제를 겪고 있는 MLB의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관중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팬들은 더 많은 인플레이 타구를 보고 싶어하고, 루상에서 많은 플레이가 이루어지길 원한다. 2루타, 3루타, 도루는 팬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삼진, 투수 교체, 인터벌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였다. 

 

 심지어 리그가 규정을 손질할 권한이 있음에도, 그들은 대부분의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비율을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변화의 방향과 강도에 대한 선호는 확실히 존재한다. "저희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어느 정도 감은 잡고 있습니다." Baseball Operation 부서의 부회장인 모건 스워드의 말이다. 올해의 실험들은 이러한 설정들을 다듬고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주 흥미로운 규칙들, 다시는 언급되지 않을 규칙들, 수정이 필요하지만 잠재성이 보이는 규칙들을 실험해보면서 시즌을 마칠 수 있었죠." 스워드가 말한다. MLB의 Competition Committee에 실험들과 관련된 제안을 할 예정인 스워드는 어떤 규칙을 고려하고 있는지는 특정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스탯과 관찰된 사실들에 기반하여 우리만의 결론에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다음 규칙들은 ABS 시스템과 함께 적용되었고, "루상에서의 플레이를 늘리고, 더 많은 인플레이를 만들어내며, 경기의 길이와 페이스를 향상시키고, 선수의 부상을 줄이기 위해" 수정이 가해진 것들이다. 

  • 애틀랜틱 리그에서, 시즌 중반 마운드의 위치가 1피트 뒤로 옮겨졌고, 61피트 6인치가 되었다. (애틀랜틱 리그는 "더블 훅"(역주: 선발투수가 있을 때는 라인업에 DH가 있으나, 선발투수의 강판 이후에는 라인업에서 사라지는 규칙)을 시도하기도 했는데, 2021 시즌 이전의 애틀랜틱 리그 게임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된 효과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 더블 A에서 내야 시프트는 금지되었다. 처음에는, 모든 내야수들은 투구가 이루어질 때 내야에 두 발을 붙이고 있어야 했고, 후반기에는 투수가 투구 판을 밟고 있을 때 내야수들은 흙을 밟고 있어야 했고, 투구가 이루어질 때 내야의 양 사이드에 각각 두 명의 선수를 배치해야 했다.  
  • 트리플 A에서 베이스의 크기는 15인치에서 18인치로 늘어났다. 하이 A에서 투수들은 견제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투구판에서 발을 떼야만 했다. 로우 A에서 투수들은 견제구나, 견제 모션을 오직 두 번만 가져갈 수 있었다. (세 번째 시도는 보크로 판정되었다.)
  • 로우 A 웨스트에서는 15초의 피치 클락이 도입되었다.

 이러한 변화들은 지난주에 개막한, 유망주가 넘치는 애리조나 가을 리그에도 계속되었다. AFL은 ABS 시스템, 시프트 금지, 15초 피치클락, 견제 횟수 제한, 18인치 베이스 등을 사용하고 있으며 사무국에서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규칙들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2021년의 실험들을 평가하고, 어떤 규칙이 좋은 효과를 거두었는지, 어떤 규칙이 보완이 필요한지 살펴보자.

 

스트라이크 존

 

 이론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은 룰 북에 명시되어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계속해서 바뀐다. 실제로 오랜 기간 동안 스트라이크 존은 주심 개개인의 판정에 달려 있었고, 정해진 크기와 비슷하기도 했고 그렇지 않기도 했다. 이제 심판들은 피치 트래킹 기술으로 훈련 받고 평가되고 있으며, 이론과 실제의 차이는 역사상 가장 적은 수준이다. 특히 데이터 시대에 데뷔한 젊은 심판들 사이에서 그런 경향이 더욱 강하다. 하지만 ABS 시스템은 이론과 실제의 차이를 완전히 없앨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관건은 컴퓨터가 판정하는 존이 어떻게 생겼냐는 것이다.

 

ABS 시스템의 역사는 짧지만, 로봇-존은 다섯 번의 큰 변화를 겪었다:

  • 2019 애틀랜틱 리그(와 2019 AFL): 17인치 너비의 3차원 존, 존의 lower bound는 타자의 신장 기준 28%, upper bound는 56% 
  • 2021년 7월 10일 이전의 애틀랜틱 리그: 플레이트의 back tip에서 10인치 앞에 위치한 지점, 20인치 너비의 2차원 존, 존의 lower bound는 타자의 신장 기준 28%, upper bound는 51%
  • 2021년 7월 10일 이후의 애틀랜틱 리그: 여전히 플레이트의 back tip에서 10인치 앞에 위치한 지점, 21인치 너비의 2차원 존, 존의 lower bound는 타자의 신장 기준 28%, upper bound는 53%
  • 2021년 7월 20일 이전의 로우 A 사우스이스트: 플레이트의 back tip에서 17인치 앞에 위치한 지점, 17인치 너비의 2차원 존, 존의 lower bound는 타자의 신장 기준 28%, upper bound는 56%
  • 2021년 7월 20일 이후의 로우 A 사우스이스트: 플레이트의 back tip에서 10인치 앞에 위치한 지점, 21인치 너비의 2차원 존, 존의 lower bound는 타자의 신장 기준 27.5%, upper bound는 51%

 ABS 시스템이 갖춰진 리그에서 기록된 피치 트레킹 데이터는 이번 시즌 완전히 공개되었고, 처음으로 MLB 스트라이크 존과 로봇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을 면밀히 비교해볼 수 있게 되었다. 애틀랜틱 리그에서의 트랙맨 데이터와, 로우 A 사우스이스트와 MLB의 호크 아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아래의 GIF는 다양한 존들을 보여준다. 필자는 시즌 초와 시즌 막판의 로우 A 사우스이스트 존은 따로 나타냈지만, 2021 애틀랜틱 리그에서 나온 두 개의 존은 구분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합쳐서 나타내었다. 

 

 

MLB 존과 비교해서, 시즌 초의 로우 A 사우스이스트 존은 세로가 길고 가로가 좁았던 반면에, 애틀랜틱 리그와 시즌 막판 로우 A 사우스이스트 존은 세로가 짧고 가로가 넓었다. 전체적인 크기로 따지자면, 시즌 초의 로우 A 사우스이스트 존은 메이저리그 존보다 7% 넓었고, 애틀랜틱 리그와 시즌 막판의 로우 A 사우스이스트 존은 5% 넓었다.

 

 로보 존이 튜링 테스트를 실패했다고 판단되는 명백한 이유 중 하나는, 로보 존은 직사각형이지만 MLB 존은 실제로는 초타원형처럼 둥글기 때문이다. 자연은 직선을 싫어하지만, 로봇 심판은 그렇지 않다. 인간 심판은 확률에 근거하여 투구를 판정하지만, 로봇 심판은 이분법적으로 사고한다. 인간 심판들은 가금씩 존의 모서리로 오는 공들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할 때도 있고, 볼으로 판정할 때도 있지만 로봇 심판은 항상 똑같은 판정을 내린다. 

 

 만약 MLB가 ABS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하길 원한다면,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완벽한 일관성을 추구한다는 목표와도 맞지 않고, 사람들에게 잘 받아들여지지도 않을 것이다. "저희가 초점을 두는 야구적인 관점에서 말하자면, 스트라이크 존을 팬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된다는 거죠. - TV에서 경기를 보거나, MLB 앱을 이용하는 팬들 말이에요." 스워드의 말이다. MLB는 "ABS가 내리는 판정이 모든 플랫폼의 투구 위치와 완벽히 일치하도록 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내려진 스트라이크 판정은 K-Zone과 게임데이 모두에서 스트라이크처럼 보여야 한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스워드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저희는 직사각형 모양의, 2차원 존을 만드는 것을 우선적인 목표로 삼고 있죠."

 

 ABS 시스템은 2019년 애틀랜틱 리그와 AFL에서 선수들의 불만을 야기했고, 2021년에도 그러한 경향이 이어졌다. 스템은 "완벽하지 않은" 기술과 시즌 도중의 조정에서 가끔씩 엄청난 짜증을 느꼈다고 말한다. 로우 A 사우스이스트에서, 시스템은 엇갈린 반응을 받기도 했다. 트윈스의 Low A팀인 마이티 무셀스의 캐스터를 맏고 있는 존 비타스는 이렇게 말했다. "ABS 시스템은 하나의 롤러코스터 같았죠." 그는 더 많은 "끔찍한 실수"가 나왔고, 논란의 초점이 존의 상하단이 아닌, 좌우 폭에 맞춰진 시즌 후반기에 더 많은 불만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존의 상단으로 오는 브레이킹 볼이 스트라이크로 판정 받던 상황이었는데, 이제는 플레이트 바깥쪽으로 크게 휘어져나간, 무릎 높이로 오는 브레이킹 볼이 스트라이크로 판정을 받게 된거죠. 타자들은 분노했고요." 비타스의 말이다. "저는 변화와 기술의 발전에 긍정적인 사람이고, 코치들도 그러합니다. 하지만 시즌 막판에 가서는 우리 모두 인간 심판을 선호하게 되었고 ABS를 완전히 없애버릴 준비가 되어 있었죠."

 

 홈 구장에 ABS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팀들 중 하나였던, 레즈 산하의 데이토나 터투가스의 중계를 담당한 캐스터는 저스틴 로크였다. 인간이 판정을 맡는 경기와 로봇이 판정을 맡는 경기를 정확히 반반씩 치뤄야 했던 상황은 터투가스에게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저희 팀의 코칭 스태프들은 (로봇 심판을) 그렇게 맘에 들어하지는 않는 눈치였어요. 투수 코치는 일관성의 부족, 스트라이크 존에서 발견했던 오류들, 스트라이크였지만 볼로 판정된 공들을 계속해서 지적하곤 했죠. 하지만 몇몇 투수들은 이런 '이분법적인' 시스템을 좋아하긴 하더라고요." 로크가 말한다. 

 

 몇몇 불만들은 피할 수 없는 것들이다. 만약 MLB가 처음부터 로봇 심판을 도입하고, 빠르게 인간 심판을 대체했더라면 크게 환영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문제는 로우 A에서의 판정과 투수 유망주들과 관련이 있다. MLB의 존보다 더 관대한 판정이 내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레벨에서는 엄격하게 판정을 내리는 심판이나 좁은 존에 스트라이크를 계속해서 던질 수 있는 일관성 있는 투수들을 찾아보기 힘들죠." 지난 시즌 말미에 MLB의 senior director of on-field strategy로 임명된 전직 메이저리그 투수 조 마르티네즈가 말한다. MLB는 7월 막판에, 덜 다듬어진 투수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더 많은 컨택을 유도할 목적으로 존을 넓히기로 결정하였다. "몇몇 분석들은 세로가 짧고, 폭이 넓은 존이 선수들의 인플레이 타구를 늘리고, 위아래로 가는 공에 헛스윙을 덜 하게 해준다고 하더군요." 마르티네즈의 말이다. 존의 조정 이후 볼넷 비율은 줄어들었지만, 삼진 비율을 그대로 유지되었다. 전체적으로, 공격력이 증가한 셈이다. 물론 따뜻한 날씨의 영향이 크기는 하지만 말이다.

 

Low-A Southeast Offense Before/After Strike Zone Change

Period K% BB% AVG OBP SLG
Before 26.6 10.4 .238 .328 .392
After 26.7 9.4 .250 .331 .415

2020 시즌 마이너리그가 취소되고, 마이너리그 팀들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짐에 따라 2019시즌과 2021시즌을 그대로 비교하기는 한계가 있지만, 2021 로우 A 사우스이스트는 10팀이 리그를 구성했던 플로리다 스테잇 리그와 견주어 볼 수 있다. JFSL은 하이 A리그였기 때문에 완전히 똑같은 환경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ABS 시스템의 도움을 받은 로우 A 사우스이스트에서 공격력은 더욱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리그의 슬래시 라인은 236/344/370이였고, 2019시즌 FSL의 242/313/353과 비교했을 때 OPS가 5푼 정도 증가하였다. 볼넷과 삼진의 증가도 눈여겨볼만하다. 2019시즌과 비교하면 모든 리그의 비율이 늘긴 했지만, 2019 FSL에서 2021 LASE로 바뀌면서 발생한 증가폭은 어떤 리그보다도 컸다. 이는 원하던 목표가 아니었다.

 

"저는 높은 레벨에 있는 선수들이 이러한 변화가 미칠 영향을 이해하고, 어느 정도 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르티네즈의 말이다. 로우 A에서 기술이 원활하게 적용되었음을 파악했다는 것은 중요하다. 로봇 심판이 실수를 아예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99.9퍼센트 이상의 정확도를 목표로 모델링 된 시스템을 통해 판정된 로우 A 사우스이스트에서의 3700여개의 투구 중에서, 피치 차트와 실제 판정이 일치한다고 가정했을 때, 1퍼센트(41개)만이 볼이었다. (이 시스템은 볼이 되어야 하는 스트라이크를 판정하는 것보다, 스트라이크가 되어야 하는 볼을 판정하는 것에 더 약점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MLB의 비율은 0.5%였는데, 이는 ABS가 존 정중앙으로 들어오는 명백한 스트라이크를 놓칠 확률이 두 배 정도 높다는 것을 암시한다. 로우 A 사우스이스트 스트라이크 존의 중앙을 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스트라이크로 판정되어야 할 공들이 볼로 판정된 경우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오류의 원인: ABS 시스템이 적용된 모든 리그는 팀이 제공한 타자의 신장을 사용했고, 존의 Upper bound와 Lower bound를 정하는데 있어서 부정확함이 생길 가능성이 존재했다. 하지만 인간 심판들도 많은 실수를 하고, 신장과 관련된 편견에 벗어나지 못했다. 대중에게 공개된 데이터로 ABS 시스템의 정확도를 완벽하게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MLB가 시즌 도중에 타자들의 신장을 업데이트하기도 했고, 그 시기의 판정이 수정된 MLB 레포트와 약간의 차이가 있는 데이터에 기반하여 내려졌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에 따르면, 존 바깥쪽으로 향한 투구에 대해서, 로우 A 사우스이스트에서의 ABS 시스템은 8.5%의 투구에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렸고, 애틀랜틱 리그에서는 그 비율이 6.5%였다. 하지만 스탯캐스트와 애틀랜틱 리그의 트랙맨 시스템이 약간 다르기도 하고, 2차원 존과 3차원 존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수치를 13.5%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는 MLB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ABS 시스템은 빠르게 판정이 내려질 수 있음을 증명하였고, 존을 설정함에 있어서 인간 심판보다 더욱 엄밀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존의 기준이 어떻게 정해져야 할지 확실하게 합의된 것은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로봇 심판들은 매니저와 심판과의 논쟁을 (대부분) 없앨 수 있고 프레이밍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도 있다. 프레이밍 능력이 뛰어난 포수들과 프레이밍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하지만 ABS 시스템은 예기치 않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타석에서의 생산성 감소. 인간 심판이 판정을 내릴 때, 존의 사이즈는 카운트에 따라 조정되는 경향을 보였는데 2021시즌 0-2, 3-0 카운트에서의 MLB 존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분석가들은 이런 일관성 있고, 발생 빈도가 높은 현상에 대해 여러가지 설명을 내놓았고, 심판들이 0-2에는 엄격하고 3-0에는 관대한 이유가 뭐든지 간에, 타자-투수 간의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데 도움을 준다는 점은 확실하다. 존이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것은 확실히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재미라는 관점에서만 보자면 어느 정도 이해 가능하고,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확실히, 심판들은 카운트 싸움에서 지고 있는 선수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경향이 있고, 상황을 뒤집을 가능성을 높여준다. 

 

 이번 시즌, MLB 타자들은 0-2 카운트 상황에서 164/198/261 슬래시 라인을 만들어냈고, 47.3%의 삼진율을 보였다. 3-0 카운트에서는 60.5%의 볼넷 비율을 보였고 출루율은 .723에 달했다. 만약 심판의 개입이 없다면 결과가 더욱 일방적으로 변할 것임은 확실하다. 데이터를 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아래의 테이블은 2018, 2019 시즌 플로리다 스테잇 리그와 2021시즌 (로봇 존이 적용된) 로우 A 사우스이스트에서 카운트의 유불리에 따라 타자들의 퍼포먼스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여준다.

 

Hitter Performance After Being Behind/Ahead in Count, 2018-19 FSL vs. 2021 LASE

Count Year AVG OBP SLG OPS
Behind 2018 .197 .206 .284 .490
Behind 2019 .206 .215 .281 .496
Behind 2021 .174 .184 .258 .442
Ahead 2018 .285 .481 .453 .934
Ahead 2019 .293 .469 .456 .925
Ahead 2021 .307 .538 .509 1.046

 

 꽤 큰 차이가 나왔다! 카운트의 유불리에 따른 타자들의 OPS 격차는 2018년 .444에서 2019년 .429, 이번 시즌에는 .604까지 늘어났다. 

 

 스워드는 퍼포먼스의 잠재적 하락에 대해서 따로 논하진 않았지만, MLB가 이러한 기조를 계속해서 유지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만약 ABS를 통해 판정을 내린다면, 현재 스트라이크 존과 관련된 마이너한 편차들이 나타나는 것은 비현실적이죠, 카운트나, 점수, 날씨, 이런 것들 말이에요. 모든 상황에서의 확실한 통일성을 원하기 때문에, 시스템 안에 이런 요소들을 반영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습니다.

 

 이해가 가는 설명이다. 하지만 로봇 심판을 옹호하는 팬들이 고려해야 할 점은 한 가지 더 있다. "이 실험을 통해 제가 알게 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스트라이크 존은 유동적이라는거죠. 타자들의 키, 스탠스, 스윙은 모두 달라요. 투수들도 다양한 팔각도를 가지고 있고요. 점수도 중요합니다. 투수들은 좋은 공을 던질 때도 있고 나쁜 공을 던질 때도 있죠. 존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야하고, 선수들도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길 원하죠. 실제로, 틀에 박힌 ABS 존은 잘 굴러가지 않아요." 비타스의 말이다. 

 

 현재 상황은 완벽하지 않고, AFL의 ABS 실험은 그렇게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틀에 박힌 존이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도 있고, 이 시스템이 아마 로우 A 사우스이스트에서 뛰는 선수들보다 빠르게 MLB에 등장할 수도 있다. 이제 로봇 체크 스윙 판정도 도입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ETA, 보완책 등에 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기계화된 야구가 더 나은 야구인지에 대한 논란거리도 존재한다. 현재, MLB는 최적의 위치를 찾기 위해 계속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스워드의 말을 옮기자면, "스트라이크 존은 아직 저희가 생각하는 목표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마운드

 

 이번 시즌 이뤄진 실험들 중, 마운드의 위치를 현재의 60피트, 6인치에서 1피트 뒤로 옮기는 실험보다 더 많은 충격을 가져다 준 것은 없었다. 이러한 변화가 삼진 수를 줄인다는 주장에는 여러 가지 근거들이 있고, 오랫동안 논의된 주제이기도 했다: 과거에도 레벨을 가리지 않고 여러 번 논의되었던 적이 있었고, 투수들은 현재의 투구 거리가 정해진 1893년보다 더 커졌으며, 더 빠른 공을 던지고 있다. 투수들이 공을 더 오랫동안 띄움으로써 늘어난 투구 무브먼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들도 있다. 그리고, 거리의 변화가 부상의 증가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공포감도 있었는데, 이러한 주장은 2019시즌 애틀랜틱 리그가 마운드를 2피트 뒤로 옮기기로 한 결정을 무산시켰고, 이번 시즌 8월 3일에 이뤄진 변화도 막을 뻔했다.

 

 "처음에는, 확실히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죠. 몇몇 사람들운 (마운드 위치를) 야구의 근본으로 취급하고 있었는데, 거기에 변화가 생겼으니까요. 시간이 지나니 마운드의 위치가 큰 차이를 만들지는 못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더군요. 큰 불평을 듣지 못했고, 저희가 대화를 나눈 대부분의 선수나 코치들은 사람들이 한 두 시리즈를 치르고 난 뒤에는 아무도 그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조용하게 지나갔던 셈이죠. 타자들은 타격 타이밍에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마르티네즈의 말이다. 

 

 스템은 마르티네즈의 주장을 뒷받침했는데, 마운드 이동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호들갑을 떨었지만, 변화가 생기고 나서 한 1주일 정도 지나니깐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더군요. 딱히 느끼는게 없으니까요." 모든 구종의 구사율은 1.5%정도 바뀌는데 그쳤고, 포심의 구속은 시속 0.25km 정도로 아주 약간 상승하였다. 

 

 마운드 위치 조정이 큰 논란이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부상의 증가가 없었다는 점이고, 이는 긍정적인 신호이다. "테스트 때 애틀랜틱 리그의 부상 빈도를 체크했는데, 마운드 위치 조정 이후에 부상이 늘어나지는 않았더라고요." 스워드의 말이다. 이러한 사실은 미래의 투수들에게 새로운 마운드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설득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든다. 실망스러운 소식은 삼진과 볼넷 비율에 있어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변경 이후 삼진과 볼넷 비율은 소폭 증가했으며, 전체적인 공격력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Atlantic League Offense Before/After Mound Move

Before/After K% BB% AVG OBP SLG
Before 17.7 10.1 .287 .367 .441
After 18.5 10.8 .279 .366 .444

 "저희가 기대했던만큼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스워드는 이를 인정했다. "아마 표본이 좀 더 커지면, 저희가 예상했던 현상을 지금보다는 더욱 확실하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르죠. 이 상황과 관련해서 저희는 약간 당황스러웠죠. 많은 사람들이 낙관적인 입장이였고,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줄 알았거든요." 마르티네즈가 덧붙였다. 

 마운드 위치 조정 옹호론자들에게 긍정적인 소식은, 마운드 위치를 옮기기 전보다 옮긴 후에 컨택 비율이 더 늘어났다는 점이다. (75.4 -> 76.8) 삼진율의 증가는 더 많은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을 받는 경향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27.5 -> 28.3) 이는 타자 또는 심판이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전반기의 컨택, 스트라이크 판정 비율은 스트라이크 존이 조정되기 전이였던 시즌 전반기의 일관적이지 못한 결과에 의해 왜곡된 경향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마운드의 이동은 재앙도 아니었고, 성공도 아니었다.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욱 필요하거나, 마운드를 더 뒤로 몰아야 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시즌 도중에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를 주지 않아야 할 수도 있다. MLB는 아직 실험을 연장할 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스워드의 말을 빌리자면 "만약 컨택을 늘리고 삼진을 줄이는게 목표라면, 이를 위한 수단은 꽤 한정되어 있는 셈이죠."

 

출처: The Ringer <MLB Just Tried a Bunch of Experimental Rules in the Minors. How Well Did They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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