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카우보이스는 NFC 3번 시드 자격으로 와일드 카드 홈 경기를 개최하는 팀의 모습이 아니었다. 오펜시브 라인은 너무나 헐거웠고, 선수들의 자제력은 최악에 가까웠으며, 팀의 운명을 책임져야하는 쿼터백은 아쉬운 판단을 가져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카우보이스가 NFC 챔피언십에 진출하지 못한 기간은 27년으로 늘어나게 되었으며, 다시 한 번 NFL 전체의 놀림감이 되고 말았다.
페널티, 페널티, 그리고 또 페널티
오늘 카우보이스는 나이너스를 상대로 무려 14개의 페널티를 범했고, 89 페널티 야드를 헌납했다. 이번 경기에서 기록한 14개의 페널티는 프랜차이즈 타이기록에 해당될 정도로, 카우보이스 선수들은 무질서한 모습을 보여줬다.
페널티의 숫자도 그렇지만, 오늘 카우보이스 선수들이 범한 페널티의 퀄리티는 극히 좋지 않았다. 프리-스냅 페널티(뉴트럴 존 인프랙션, 폴스 스타트, 일리걸 시프트)가 무려 6개나 나왔으며, 서드 다운 상황에서 나온 페널티도 5개나 되었다. 그중에서도 랜디 그레고리는 끔찍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2번의 뉴트럴 존 인프랙션을 포함하여 도합 4개의 페널티를 범했다. 특히 나이너스의 마지막 공격 상황에서 나온 디펜시브 홀딩은 카우보이스의 타임 아웃과 시간을 소모해버려, 프레스캇은 40초라는 촉박한 시간 안에 터치다운을 기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오늘 경기만 그랬던 것이 아니다. 카우보이스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페널티(127)을 기록하며 1103야드를 상대팀에게 선물해주었다. 또한 매카시 감독이 카우보이스의 지휘봉을 잡은 최근 2시즌 동안 카우보이스는 리그에서 2번째로 많은 패널티를 기록하고 있다.
<2020-2021 NFL Team Penalties>
1. Arizona Cardinals 227
2. Dallas Cowboys 223
3. Las Vegas Raiders 222
4. Kansas City Chiefs 216
5. Buffalo Bills 215
물론 선수의 페널티를 감독이 일일이 책임질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팀 전체적으로 많은 페널티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감독의 기강 관리 능력에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나이너스의 패스 러쉬에 무릎 꿇다
올 프로 퍼스트 팀에 빛나는 잭 마틴을 필두로 한 카우보이스의 이번 시즌 오펜시브 라인은 정규 시즌에서는 나름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시즌 닥 프레스캇은 드랍백 상황에서 압박을 당한 비율(Press%)이 19.2%에 불과했는데, 이는 리그 전체에서 6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런 블락 상황에서도, 카우보이스의 오라인은 리그에서 6번째로 높은 Run Block Win Rate(73%)를 기록했고, 러싱 시도 당 야드/ 경기 당 러싱 야드 모두 리그 수위권에 올랐을 정도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나이너스의 패스 러쉬는 무자비한 수준이었다. 나이너스의 수비는 닥 프레스캇을 상대로 5개의 쌕, 14번의 QB Hit를 만들어냈고, 프레스캇은 패스 성공률 53.5%, 패서 레이팅 69.3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패스 러쉬의 핵심인 닉 보사가 경기 중반 동료와의 충돌로 인해 더 이상 뛰지 못했음에도 여전히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 특기할 부분이다. 러싱 공격도 별반 다를게 없었는데, 엘리엇과 폴라드가 이번 경기에서 기록한 러싱 야드는 도합 45야드에 불과했다. 엘리야 미첼과 디보 사무엘이 168야드를 기록한 나이너스와는 완전히 대조되는 퍼포먼스였다.
잭 마틴을 제외한 라인맨들이 전체적으로 부진하긴 했지만, 레프트 가드 코너 윌리엄스는 그 중에서도 돋보일정도로 부진했다. 폴스 스타트와 오펜시브 홀딩을 1개씩 범했고, 프레스캇을 위한 블라킹을 전혀 제공해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늘 경기에서 닉 보사가 기록한 첫 번째 쌕 장면이다. 보사가 디펜시브 라인맨 뒤로 들어가는 변칙적인 무브를 가져가긴 했지만, 코너 윌리엄스(52번)와 센터 타일러 비다스(70번)은 너무나 안일하게 플레이하였고, 너무나 쉽게 쌕을 내주고 말았다.
이 장면은 더욱 심각했다. 나이너스의 디펜시브 태클 DJ 존스(93번)와의 1:1 대결에서 퍼스트 스텝을 빼앗기며, 너무나 쉽게 패배했다. 오펜시브 라인맨이 보여줘서는 안 될 플레이이다.
물론 나머지 라인맨이 잘했다는 건 아니다. 타이런 스미스나 라엘 콜린스도 상대 디펜시브 엔드와의 1:1 대결에서 패하며 쌕을 내주었고, 그 외에도 폴스 스타트나 홀딩 같은 자잘한 실수들이 속출했다. 오펜시브 라인맨이 이정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데, 공격이 매끄럽게 풀리는 걸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프레스캇은 도대체 왜 러싱을 했을까
오늘 경기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장면은 프레스캇의 마지막 플레이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플레이에서 프레스캇이 너무나 나이브한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 일단 영상을 보자.
프레스캇의 의도를 추측하자면, 러싱으로 10-15야드를 따낸 뒤 25-30야드 지점에서 버티컬 라우트나 헤일 메리를 통해 터치다운을 노리는 것이였을 것이다. 매카시가 포스트 게임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도 이러한 맥락과 일치한다. 계획했던대로 일이 진행되었다면, 결과적으로는 괜찮은 판단이 될 수 있었겠지만 그러기엔 현실적으로 너무 무리가 있었다.
가장 문제는 슬라이딩의 타이밍이다. 프레스캇이 슬라이딩을 마치고 일어난 시간은 7초가 남은 상황이었다. 심판이 공을 전달 받고 공의 위치를 조정한 뒤, 센터에게 스냅을 받아 스파이크를 하는 모든 과정이 6초 안에 끝나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프레스캇이 러싱하는 주변에는 심판도 없었고, 공을 센터가 아닌 심판에게 주는 바람에 의미 없는시간만 늘어나고 말았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끼려면 2-3초 전에는 슬라이딩 했어야겠지만, 약간의 욕심이 모든 걸 그르치고 말았다.
또한 확률적으로도 큰 의미가 없는 플레이였다. 더 이상의 야드 획득을 포기하고, 40야드 지점에서 터치다운 패스를 노렸다면 14초라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최소 2번의 패스를 가져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러싱을 선택함으로써, 야드를 획득하는 대신에 패스를 할 기회는 1번으로 줄어들고 말았다. 물론 패스할 기회를 가지지도 못했지만 말이다. 40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2번 시도하는 것과, 25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1번 시도하는 것. 큰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결과가 남긴 후폭풍
경기가 허무한 패배로 끝난 이후, 구단주 겸 회장 겸 단장, 제리 존스는 극도의 실망감을 표출하며 "이보다 더 실망했던 적이 없었다"라는 강한 워딩을 남겼다. 그 동안 존스가 크게 잘한 것이 없긴 하지만, 디비져널 라운드 진출 정도는 할 수 있는 로스터를 만들어 준 건 사실이기 때문에 이러한 분노가 일견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매카시는 자신의 자리에 안정감을 느끼는 모양이지만, 현재로써는 거취가 상당히 불안해 보이는게 사실이다.
프레스캇의 포스트 게임 인터뷰도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관중들이 심판에게 물병을 던진 사안에 대한 질문을 받자, 프레스캇은 "Credit to them"이라는, 관중의 행위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였다. 마지막 플레이에서 심판의 잘못이 딱히 없기도 했고, 판정 자체도 무난했던 오늘 같은 경기에서 이런 식으로 불만을 표출한다? 결코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다.
이제 카우보이스는 격동의 오프시즌을 보낼 준비를 해야한다. 부동의 주전인 라인배커 레이튼 밴더애쉬, 타이트 엔드 달튼 슐츠는 FA로 시장에 나갈 예정이고, 오펜시브 코디네이터 켈런 무어, 디펜시브 코디네이터 댄 퀸은 이번 시즌 보여준 성과 덕분에 감독이 공석인 팀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과연 이번 오프시즌에서 카우보이스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제대로 해소할 수 있을까? 이제 공은 제리 존스에게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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