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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의 숨은 에이스 - 마이크 콘리

NBA/Utah Jazz

by IN-N-OUT 2021. 1. 24.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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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타 재즈의 이번시즌 초반은 너무나 뜨겁다. 원래 초반에 못하다가 후반에 폼을 끌어올려 플레이오프를 가던 평소의 유타를 생각해보면 이러한 상승세가 더더욱 놀랍다. 현재 성적은 12승 4패, 전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LA 클리퍼스와 동률이며 4위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의 격차도 3게임이나 된다. 물론 경기 일정의 강도가 리그 20위로 쉬운 편이긴 했으나 공격 5위, 수비 6위, 넷 레이팅 4위의 기록은 유타가 충분히 경쟁력 있는 팀임을 보여준다. 

 

 물론 이러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모든 팀원들이 다 자신의 몫을 해내야 되겠지만, 만약 유타의 주역 한 명만을 거론하라고 한다면 보통은 도노번 미첼이나 루디 고베어의 이름이 많이 언급될 것이다. 하지만 미국 통계 사이트인 FiveThirtyEight이 마진 기반 스탯 RAPTOR를 바탕으로 계산한 WAR(대체 선수 승리 기여도, 야구에서 자주 보던 그 스탯이 맞다)에서는 그 둘이 아닌, 마이크 콘리의 이름이 순위표에서 가장 먼저 언급된다. 유타에서 1위일 뿐만 아니라, 전체 2위라는 아주 훌륭한 기록이며 콘리의 위에는 이번 시즌 스탯만은 MVP인 니콜라 요키치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마진을 재가공한 스탯인 RAPTOR가 아닌 순수한 마진으로만 봐도 On-Off 넷레이팅이 +27.1이라는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유타는 콘리가 코트에 있을때는 +17.6의 수치를 기록하지만 콘리가 나가 있을 때는 -9.5를 기록하는 다른 팀이 되어버린다.

 

 이 쯤에서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콘리가 그렇게 잘하는 선수가 아니였는데?' 맞는 말이다. 작년 콘리의 On-Off 레이팅은 -0.4였고, 이를 보정한 RAPTOR 레이팅도 -0.2였을만큼 경기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유타도 지난 시즌 초의 예상 순위보다는 다소 낮은 6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하지만 작년 버블에서의 잔여경기, 출산휴가를 다녀온 뒤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부활의 가능성을 알렸고 이번 시즌에는 미첼이 부진할때도 팀을 이끌어주는 베테랑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주고 있다. 과연 어떠한 변화가 콘리를 이렇게 바꿔놨을까?

 

살아난 플로터 옵션

 

마이크 콘리의 시그니쳐 무브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림 근처에서 쏘는 플로터이다. 왼손잡이지만 주로 오른손으로 쏘는 골밑 마무리가 특출나지 않은 콘리가 효과적인 드라이브인이 가능한 이유가 이러한 플로터 때문이다.

 

멤피스에서의 마지막 시즌 48.3%(115/238)의 플로터 성공률을 보여주던 콘리는 지난 시즌에는 34.2%(41/120)라는 저조한 성공률을 보였으며 레이업 시도 갯수(108개)보다 플로터 시도 갯수가 많았던 작년 콘리의 야투율은 40.9%로 커리어 로우를 기록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서 콘리의 플로터 성공률은 47.5%(19/40)로 멤피스 시절의 효율에 근접하는데 성공하였다. 이러한 플로터 성공율의 반등과 커리어 하이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3점 성공률에 힘입어 현재의 콘리는 야투율 46.3%, TS% 59.7%라는 훌륭한 슈팅 효율을 기록하고 있다.

 

콘리의 플로터는 빅맨의 스크린을 받은 뒤 골밑으로 진입하다가 상대 빅맨의 블락 사정권에 진입하기 직전 가볍게 올려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타의 두 빅맨, 루디 고베어나 데릭 페이버스가 스크린 어시스트에는 일가견이 있기 때문에 콘리가 별다른 방해 없이 진입하여 마무리를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가장 기본적인 장면. 고베어의 픽을 받고 골밑에 진입한 뒤에 수비수를 등 뒤에 두고 에이튼이 접근하기 전에 슈팅핸드가 아닌 오른손으로 마무리한다.

 

 

변형 동작으로 샷페이크를 섞어서 가드 수비수를 날려보내고 플로터를 올리거나

 

 

다소 먼 거리에서 풀업 대신 플로터로 마무리하기도 한다.

 

미드레인지를 거의 쏘지 않는 콘리이기에 골밑과 3점을 제외하고는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은 플로터 정도밖에 없는 콘리인데, 팀 동료들과의 호흡이 맞춰지면서 콘리의 이러한 장점이 살아나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늘어난 투맨 게임

 

콘리를 영입할 때 기대를 걸었던 점 하나는 콘리가 포인트가드를 보기에는 스킬이 부족한 미첼 대신에 리딩에서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콘리의 어시스트 개수는 18-19 시즌 6.4개에서 4.4개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물론 유타의 스킴 아래에서 포인트가드의 어시스트는 줄어들 수 밖에 없지만, 이를 감안해도 실망스러운 기록임은 분명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5.9개로 뛰어 올랐으며 AST%도 작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23.1 -> 29.9)

 

특기할만한 점은 고베어와의 호흡이 지난시즌보다 훨씬 좋아졌고, 플레이 빈도도 자주 늘어났다는 점이다. 콘리의 전체 어시스트 중 고베어에게 간 어시스트의 비중도 늘어났고(23.6% -> 25.2%) 고베어가 어시스트를 받아 성공시킨 야투 중 콘리가 차지하는 비율은 크게 늘어났다. (16.9% -> 43.7%) 이제는 콘리가 지난 시즌의 한정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코트 위에서 주도적으로 경기를 조립하는 빈도가 늘어난 것이다.

 

 

기본적인 픽앤롤. 골밑 마무리가 약한 고베어가 쉽게 넣을 수 있도록 좋은 패스를 보내준다.

 

 

고베어의 높이를 활용한 앨리웁. 올해 유타에서 콘리와 고베어의 앨리웁 플레이는 상당히 자주 볼 수 있다.

 

 

고베어와의 호흡은 픽앤롤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고베어의 플레어 스크린을 활용하여 미첼에게 완벽한 오픈 찬스를 제공한다.

 

실제로 고베어와 콘리가 같이 뛴 구간에서 유타는 16게임에서 +10.6의 마진을 기록했는데, 이는 리그 전체에서 3번째로 높은 듀오 마진이다. 

 

회복된 스틸 능력

 

공격 파트에서는 어시스트의 증가와 야투율의 회복이 눈에 띈다면, 수비 수치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지표는 스틸이다. 콘리는 예전부터 스틸 능력이 좋기로 정평이 난 선수였고 멤피스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18-19 시즌에도 1.3개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었지만 지난 시즌에는 커리어 로우인 0.8개를 기록하며 급감한 수치를 보여줬고 RAPTOR에서도 Def -1.6으로 수비에 대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RAPTOR Def는 +6.3으로 전체 가드 중에서는 2위이며 스틸 수치도 1.6개로 리그 10위에 해당하는 우수한 성적을 보인다.

 

패싱 레인을 보는 눈이 좋기 때문에 공을 가로채거나 디플렉션하는 빈도가 높으며 신체 대비 긴 윙스팬(키 - 6'1'', 윙스팬 - 6'6'') 을 이용하여 드리블 하는 선수의 뒤에서 공을 쳐내서 턴오버를 유발하는 수비가 뛰어나다.

 

 

부커의 1차 방어에는 실패해지만 끝까지 따라면서 공만 깔끔하게 쳐낸다.

 

 

자신의 마크맨이 아닌데도 빠르게 따라붙어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공만 긁어내는 좋은 수비.

 

 

오프더볼 스크린이 걸렸지만 이를 빠르게 피하고 마크맨에게 들어가는 패스를 차단한다.

 

이번 시즌 콘리가 보여주는 모습은 말그대로 공수겸장이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백코트 파트너인 미첼의 폼이 오락가락하고, 2옵션인 보얀 보그다노비치가 폼이 좋지 않음에도 유타는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시즌 스타트를 가지고 갈 수 있었다. 유타에는 미첼, 고베어 말고도 콘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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