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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부재, 최악의 선택, 추잡한 이별들 - 로키스의 몰락 (1)

MLB/Colorado Rockies

by IN-N-OUT 2021. 3. 23.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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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애슬레틱에 켄 로젠탈과 로키스 비트라이터 닉 그로크가 작성한 장문의 기사가 올라왔는데, 심히 충격적이다. 내용이 길기 때문에 3개의 글로 나눠서 올릴 예정이다.

 

 

2019년 2월 애리조나의 화창한 아침이 밝았을 때, 로키스는 그들이 영원한 단짝을 찾은 줄 알았다.

 

스프링 캠프에서 있었던 그 날의 행사는 야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계약 중 하나인 스타 3루수 놀란 아레나도와의 8년, 260m 연장계약을 발표하기 위한 야외 기자회견이였다. 아레나도는 단상에 단장 제프 브리디치와 구단주 딕 몽포트 사이에 앉아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갈라져있었고,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팀메이트들은 근처에 모여서 그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냈고 그를 북돋아주었다. 브리디치는 이를 "기쁜 날이자, 축하해야 하는 날이자, 감사해야 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몽포트에게는 딜을 가능하게 해줬다는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아레나도에게는 그의 실력과 인성에 대한 말을 건넸다. 팬들에게는, 아레나도와 그의 팀메이트들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응원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 당시 로키스는 1993년 창단 이래 최초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낸 뒤였다. 2루수 DJ 르메이휴가 FA 자격을 얻어 양키스로 떠난 직후였지만, 아레나도는 그의 연장 계약을 팀이 기세를 이어나가겠다는 하나의 확실한 신호로 받아들였다. 겉보기에는, 로키스가 월드시리즈를 위해 달릴 준비가 되어있는 것으로 보였다.

 

"패배할려고 선수한테 돈을 지불하는건 아니죠," 아레나도가 말했다. "승리를 하겠다는 것이고, 그게 아니면 말이 안되는 겁니다."

 

최소한 그는 그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믿고 있었다. 다음 두 시즌 동안, 로키스는 내셔널리그 최하위 근처로 떨어졌고, 아레나도가 트레이드를 요청할만큼 격분하게 만들었다. 

 

팀의 부진은 사람들의 시선을 브리디치가 구성한 결함 투성이의 로스터와 그의 불친절한 매니지먼트 스타일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6년 이상 팀을 운영하면서, 브리디치는 19명의 FA 메이저 계약을 진행하는데 300m 이상의 금액을 지불했다. 팬그래프에 따르자면, 그 19명의 FA 영입생들은 로키스에서 도합 -3.4 WAR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브리디치가 계속 단장으로 있어주면 좋겠네요." 라이벌 단장이 농담조로 한 말이다.

 

하지만 브리디치만이 문제는 아니다.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몽포트의 지속적인 간섭 또한 문제인데, 리그의 몇몇 관계자들은 그가 그런 역할을 할 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딕 몽포트는 자신이 테오 엡스타인인줄 알아요," 로키스 프런트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가 말한다.

 

로키스는 성공적인 클럽들과는 다른 기준으로 운영되는 등 자신만의 섬에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내부적으로도 그러하다. 예를 들어, 60경기로 단축된 2020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무급 휴가 중이던 파트 타임 클럽하우스 직원들을 다시 데려오는 대신에, 그들은 6명 이상의 프런트 직원들에 "클러비" 일을 맡겼는데, 이들은 쿠어스 필드의 홈/원정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의 신발을 광내고, 세탁을 하며, 씹는 담배를 사오는 일들을 담당한다.

 

연장 계약에 서명한지 2년도 되지 않은 2월 1일, 카디널스와의 트레이드로 마무리된 로키스와 아레나도의 이혼 절차는 팀의 프런트와 주요 선수들 간의 관계가 붕괴된 일련의 사건들에서 가장 최근의 사례이다. 아레나도의 계약은 밝은 미래로의 관문이 되는 대신에, 리그 내부의 많은 관계자들에 따르자면, 몽포트와 브리디치 치하의 로키스를 악화시키고 있는 문제의 가장 최근의 예시가 되어버렸다: 비전과 실행의 부재.

 

35명이 넘는 전현직 로키스 선수, 스태프들, 다른 팀 스태프들, 리그의 관계자들과 익명을 전제로 한 인터뷰를 거친 결과, 이런 분위기들이 드러났다. 브리디치와 선수들을 포함한, 직원들 간의 소통의 단절. 트레이드와 FA에서의 의구심이 들게 하는 선수 평가. 몽포트 소유 하에서, 로키스가 챔피언십 로스터를 만들 수도 없고 만들 생각도 없다는 주장은, 팀의 27년 역사 동안 디비전 우승이 한 번도 없는 것으로 증명된다. 몽포트와 브리디치는 이 기사에 인터뷰하는 것을 거절했다.

 

로키스는 투자를 하지 않은 팀이 아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그들의 총합 페이롤은 전체 11위였는데 심지어 MLB와 CBA 상의 마켓 랭킹에 따르면, 그들은 마켓 크기에서는 21위에 그쳤다. 로키스는 리빌딩 모드에 들어간 오리올스나 파이러츠같이 로스터를 자신의 손으로 해체한 팀도 아니다. 하지만 로키스는 저 팀들과 비슷한 행보를 곧 걸을 수도 있는데 왜냐하면 내린 결정들이 역효과만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아레나도 위주로 팀을 강화시키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그가 나가길 부추긴 것도 이에 포함된다.

 

또 한명의 스타 플레이어인 유격수 트레버 스토리가 다음 후보로 보이는데, 7/31 데드라인 이전에 트레이드 되거나 다음 오프시즌에 FA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구단 직원들은 현재의 선발진이 프랜차이즈 역사상 가장 탄탄하다고 믿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리그 최고의 팀들인 디비전 라이벌 다저스와 파드리스나, 다음 오프시즌 FA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이언츠와 대적할 수 있겠는가?

 

아마 가장 현명한 단장들도 쿠어스 필드라는 난제와 높은 고도에서 성공을 유지하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몇몇 관계자들은 로키스의 문제들은 구단 고위층에서 나오는 혼합된 메시지들의 부산물이라고 믿는다.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 사람들은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듭시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경쟁할려는 의지가 없어요."

 

이런 모순들이 로키스라는 팀을 정의한다. 만약 그들이 르메이휴와 재계약하고 2018년 시즌 종료 후에 JT 리얼무토를 트레이드 해왔다고 가정해보자. 이 두 무브는 최소한 단행할 수는 있었다. 로키스는 리얼무토가 말린스에 있었을 때부터 꾸준히 관심을 보였지만, 그들은 브랜던 로저스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성사되지 못했다. 대신, 필리스는 식스토 산체스를 메인 칩으로 한 패키지로 리얼무토를 데려왔다.

 

만약 로키스가, 브리디치가 자신의 아이디어라고 밝힌, 옵트 아웃 조항을 아레나도 계약에 넣지 않았다고 가정해보자. 아레나도가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하더라도, 로키스는 그가 옵트아웃하여 아무런 대가 없이 팀을 떠나는 시나리오에 대한 부담 없이 그를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더 무서워했던 건 그가 옵트인해서 2022년부터 27년까지 164m의 잔여 금액을 지불해야 할 의무를 지는 것일수도 있었다.

 

28살이 되는 시즌에 장기계약을 맺은 아레나도는 프런트가 "우리는 이기길 원하고, 할 수 있는걸 다 하려고 하기 때문에 당신이 필요합니다." 라는 말을 그에게 했기 때문에 로키스에 잔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년도 안되서 그는 나가길 원했고, 브리디치가 트레이드 논의가 잘 되지 않았다고 말하자 클럽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로키스 팬이라면 이런 식의 추잡한 이별들을 봐왔을 것이다.

 

스타 유격수 트로이 툴로위츠키는 2015년 7월 토론토로 트레이드 된 것에 대해 격한 반응을 보였는데, 그 다음해 봄 브리디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전 그 사람이랑 얘기도 안할 겁니다. 그런 류의 사람들이랑은 말도 안 섞을 거에요. 면전에 대고 거짓말을 듣는다면 당신은 화가 날 수 밖에 없죠." 발트 바이스는 2016년 시즌 이후 비슷한 방식으로 감독직에서 사퇴했는데, 그는 구단주에게 브리디치와 자신 중에 선택하라고 돌려서 물어봤지만 만족스러운 대답을 받지 못하였다.

 

바이스를 포기하겠다는 몽포트의 의지는 부임 첫 두 시즌 동안 팀을 와일드카드에 진출시킨 버드 블랙의 감독직 부임을 가능케 했지만, 팀을 극도로 인기 없는 GM의 손아귀에 넣어주게 되었다. 브리디치는 의문스러운 여러 무브들을 단행했는데, 2016년 12월 이안 데스먼드와 70m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한 것, 2018년 시즌 이후 르메이휴를 잡지 못한 것, 리그 전체의 비웃음을 산 아레나도 트레이드가 이에 포함된다.

 

하지만 로키스를 잘 아는 많은 사람들은, 몽포트가 조직의 실세라고 믿는다.

 

팀의 구단주, 회장, CEO로 등록이 되어 있음에도, 몽포트는 클럽 회장의 역할을 실질적으로 맡고 있다. 그는 아레나도 트레이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으며, 카디널스 프런트와 아레나도의 에이전트인 Wasserman Sports Group의 조 울프와 대화하였고, 브리디치의 역할은 카디널스의 GM 존 모젤리악과 트레이드할 선수를 협상하는데에 그쳤다.

 

몽포트 치하의 로키스는 최근 몇 년 동안 마켓 사이즈 이상의 금액을 써왔을 뿐만 아니라, 1995년에 개장하여 이제는 메이저에서 12번째로 오래된 구장인 쿠어스 필드에도 투자를 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팀이 관중 순위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 유관중으로 진행된 최근 세 시즌 동안 8위, 7위, 6위를 기록 - 고위층에 일종의 면죄부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이기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죠. 그들은 이겨야만 하는 양키스 같은 팀은 아니에요," 한 전직 선수가 말한다.

 

로키스가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울 의지가 없음이 드러난 하나의 예시는 2018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인데, 다저스에 한 게임 밖에 뒤져있지 않음에도, 릴리버 오승환만을 데려왔으며 외야수 맷 홀리데이와 릴리버 산티아고 카시야를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영입한 것에 그쳤다. 약간의 도움을 받는다면 콜로라도가 다저스를 제칠 수 있다고 믿었던, 클럽하우스 내부의 몇몇 선수들은 버림받은 느낌이었다.

 

그 당시 브리디치의 발언이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팀이 될 지 배워야 할 필요가 있어요." 로키스는 9월에 8연승을 달리며 다저스와의 타이브레이킹 게임까지 끌고 가는데 성공했지만, 그들은 그 경기를 졌고 디비전시리즈에서 브루어스에게 스윕을 당해야 했다.

 

시즌의 실망스러운 결말과 르메이휴의 양키스 이적 이후에도, 로키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상황에 있는 것으로 보였다. 대신, 그들은 2019년에 71승만을 기록했고 단축된 2020 시즌에서 70승 페이스를 가져가는데 그쳤다.

 

로키스의 프랜차이즈 역사가 바뀌는, 빛나는 순간으로 기록될 수 있었던 아레나도의 계약은 정반대의 결과만 낳고 말았다. 하향곡선의 시작이었다.

 

출처: The Athletic, Ken Rosenthal & Nick Groke, <Communication failures, poor decisions and messy breakups: How it all went wrong for the Colorado Rock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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