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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드의 부활, 믿어도 될까?

MLB/Colorado Rockies

by IN-N-OUT 2021. 2. 27.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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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에서 태어나서, 그 지역의 메이저리그 팀을 응원하면서 성장한 뒤, 그 팀에 입단해 에이스 자리를 차지하는 스토리. 많은 팬들이 한 번쯤 생각해봤을 스토리이다. 카일 프리랜드는 이를 현실로 만들었다. 2018년은 프리랜드를 로키스의 역사로 남게 해 준 시즌이었는데, 2.85의 ERA로 로키스 선발투수의 단일 시즌 최저 ERA 기록을 세웠으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4위, 팀도 디비젼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던 모두에게 행복한 시즌이었다.

 

하지만 프리랜드의 추락은 너무나 빠르게 다가왔다. ERA 6.73은 100이닝 이상 선발로 나선 로키스 투수 중 가장 낮은 기록이었으며, 시즌 중 마이너리그로 강등되기도 하는 등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하지만 2020년에 프리랜드는 어느 정도 자신의 모습을 되찾았다.

 

70이닝의 스몰 샘플이긴 하지만 거의 모든 스탯이 1년 전보다 나아졌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과연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스몰 샘플의 덕을 본 것일까? 그래서 지난 시즌 프리랜드의 퍼포먼스 중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다루어보고자 한다.

 

피장타의 확연한 감소

 

위 표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2019 시즌 9이닝 당 홈런이 2.16개로 리그에서도 수위권이였던 선수가, 1년만에 절반 수준으로 피홈런을 감소시켰다. 이는 쿠어스에서의 피홈런 갯수와 연관관계가 있는데, 2018년 홈에서의 HR/9이 1.06이던 선수가 19시즌에는 3.05로 크게 치솟더니 20시즌에는 1.18로 예전 수준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스탯캐스트 상으로도 이런 변화가 나타난다. 2020년의 데이터는 19시즌보다 훨씬 개선된 모습이며 몇몇 스탯은 18시즌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장타 억제가 뛰어난 투수라고는 말을 못하지만, 그래도 중상위권 정도의 억제력은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땅볼 비율의 증가이다. GB/FB(2.05)는 리그 데뷔 이후 최고 수치이고, 타구의 발사각도(Launch Angle)도 7.4도로 지난 2시즌간 12도, 10도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볼배합의 변화

 

19시즌까지의 프리랜드는 포심-슬라이더를 주로 구사하고, 커브, 체인지업 등의 구종을 곁들이는 투 피치 피처였다. 하지만 평균 92마일의 구속, 부족한 회전수와 무브먼트를 가진 패스트볼은 공 자체의 위력은 별로 없었고 19시즌에 난타당하게 된다. 덩달아 결정구인 슬라이더도 전년도보다 감소한 Whiff%, K%와 증가한 Hard Hit%를 보여주면서 프리랜드를 지탱해주던 두 구종이 송두리채 흔들리는 상황을 맞게 된다.

 

프리랜드의 선택은 그전까지는 서드피치였던 체인지업과 거의 쓰지 않았던 커브의 비중을 늘리고 포심 패스트볼와 슬라이더의 구사율을 낮추는 것이었다. 19시즌 Edge%(스트라이크 존 보더라인에 걸친 비율)가 41.6%에 지나지 않았던 프리랜드의 체인지업은 20시즌 55.6%로 비약적인 상승을 이루어냈고, 헛스윙 유도 빈도가 적어진 대신에 컨택을 유도해 땅볼을 만들어내는 방식의 피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시즌 전까지 거의 쓰지 않았고, 쓰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았던 커브도 땅볼 유도에 큰 도움을 주었다. 19년 GB%가 12.5%에 그쳤었던 프리랜드의 커브는 20년 GB% 48.9%로 크게 늘어났고, xWOBA도 .479 -> .288로 실전에서 사용 가능한 구종으로 거듭났다.

 

탈삼진능력의 지속적인 감소

 

이제는 우려되는 측면이다. 프리랜드의 K/9은 2018년 7.70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며 2020년에는 5.86까지 내려왔다. 지난 시즌 규정이닝을 던진 선발투수 40명 중 프리랜드의 K/9 순위는 39위에 그쳤다. (재밌게도, 40위는 같은 팀의 안토니오 센차텔라다.) 

 

프리랜드의 피치 플로우이다. 삼진을 잡을 수 있는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체인지업의 비중은 떨어지고, 슬라이더커브의 비중이 올라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커브볼은 Whiff%가 18%에 그치는 구종이고, 슬라이더의 Whiff%는 32.3%로 높은 편이긴 하나 2018년과 달리 2020년의 슬라이더 커맨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Ahead In Count 상황에서의 슬라이더 분포도이고 왼쪽이 2018년, 오른쪽이 2020년의 모습이다. 공이 스트라이크 존 좌측 하단에 잘 제구된 2018년의 모습과 달리 2020년에는 스트라이크 존 좌측으로 제구는 되지만 확실한 포인트를 잡지 못한 모습이다. 실제로 2018년 K% 35.2%를 자랑하던 프리랜드의 슬라이더는 2020년 K% 22.9%로 떨어지고 말았다.

 

아레나도(or 스토리)의 부재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프리랜드는 그라운드볼러로 거듭났지만, 그라운드볼러의 숙명은 수비의 도움을 받아야 괜찮은 퍼포먼스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프리랜드는 지난 시즌에 도움을 많이 받은 편이 된다. 

 

지난 시즌 프리랜드의 구종별 스트레이 차트이고, 왼쪽이 체인지업, 오른쪽이 커브이다. 대부분의 타구가 유격-3루 방향으로 향하는 걸 알 수 있다. 얼마 전까지 로키스의 3루수 자리를 지키던 선수는 놀란 아레나도였다. 지난 시즌에도 3루수 OAA(Out Above Average)에서 +7을 기록하며 압도적으로 1위에 올랐었고, 유격수인 트레버 스토리도 OAA +2를 기록하며 로키스의 내야수비 OAA가 +7, 리그 전체 4위를 기록하는데 크게 공헌을 했다. 프리랜드의 등판 경기 때도 로키스 수비는 OAA +1을 기록하며 프리랜드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다.

 

하지만 명단장 브리디치의 결단으로 아레나도는 이제 팀에 없다. 그 자리를 대체할 선수는 라이언 맥마혼으로 보이는데, 3루에서는 평균 이상의 수비를 기대할 수 있지만 아레나도에 비하자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스토리도 내년이 FA고 연장 계약 의지가 없어보이기 때문에, 트레이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고 그렇게 되면 유격수에서의 수비 공백도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프리랜드의 타구도 전년도보다는 안타로 연결될 확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동료들의 지원이 약해진 상황에서, 프리랜드가 좋은 생산성을 낼 수 있을까?

 

결론

 

프리랜드의 지난 시즌 반등은 의미가 있다. 자신의 투구 패턴을 완전히 뜯어고쳤고, 그 결과 자신을 괴롭히던 피장타를 어느정도 억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삼진 갯수의 부족은 이미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고, 도우미 역할을 하던 아레나도가 없어져 피안타에 대한 부담감도 커졌다. 

 

프리랜드의 2021년은 2018년이 될지, 2019년이 될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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