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lorado Rockies

헤르만 마르케스, 위대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다

IN-N-OUT 2021. 6. 3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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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페이스가 아주 좋았던 마르케스가 역사상 단 한 번 밖에 없던 '쿠어스필드 노히터'라는 대형사고를 칠 뻔했다. 아쉽게 9회 첫 타자인 카이 톰에게 안타를 맞으며 대기록 달성은 무산되었지만 그럼에도 완봉승이라는 마일스톤을 세우는데 성공했다. 쿠어스 필드에서의 26번째 완봉이며, 로키스 소속으로는 16번째에 해당된다. 또한 오늘 경기에서 세운 게임 스코어 89는 로키스 역사상 7번째로 높은 기록이며, 쿠어스 필드로 경기장을 한정할 경우 3위까지 올라간다.

 

Highest Gamescore by Rockies Starters

 

존 그레이 - 95, 2016/09/17, SD

헤르만 마르케스 - 94, 2019/04/14, @SF
제프 프랜시스 - 91, 2006/07/24, STL
대릴 카일 - 91, 1998/09/20, @SD
채드 베티스 - 90, 2016/09/5, SF
페드로 아스타치오 - 89, 1999/08/10, @MIL

헤르만 마르케스 - 89, 2021/06/30, PIT

 

 삼진은 5개를 기록하며 평소보다 적은 삼진 수를 기록했지만, 리그에서 2번째로 GB%가 높은 선수답게(54.3%) 피츠버그 타자들에게 Weak Contact을 강제하는데 성공했다. 전체 타구 중 땅볼이 차지하는 비율은 57.1%에 달했고, 타구 속도도 86.1마일에 그쳤으며 배럴 타구도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오늘 이뤄진 28번의 승부 중 19번이 3구 이내에서 끝났을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을 가져갔는데, 이는 효율적인 투구로 이어졌고 92개라는 아주 적은 투구수로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1회

 

피츠버그의 상위 타선인 애덤 프래지어, 키브라이언 헤이스, 벤 가멜을 7구만에 깔끔히 처리한다. 프레지어의 타구는 타구 속도 92마일, xBA .590의 잘 맞은 타구였지만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1루에서 출장한 푸엔테스가 호수비로 처리하였다.

 

2회

  

제이콥 스탈링스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긴 했지만, 나머지 타자들을 3구 이내에 잡아내며 두 번째 이닝도 11구만에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폴랑코에 던진 3번째 공은 존 상단 왼쪽 코너에 완벽하게 제구된 포심 패스트볼이었고, 폴랑코는 빗맞은 타구를 만들어 내며 1루에서 아웃될 수 밖에 없었다.

 

3회

 

카이 톰이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어내긴 했지만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라이너 타구가 됐고, 체이스 데 용, 아담 프레지어는 다시 한 번 땅볼로 처리하며 7구 삼자범퇴로 이닝을 종료한다. 데 용을 잡아낸 타구도 코너워크가 잘 된 몸 쪽 패스트볼이였다.

4회

 

마르케스는 키브라이언 헤이스를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기록지에 처음으로 K라는 글자를 남긴다. 킬러 피치인 너클 커브가 바깥쪽으로 잘 휘었고, 헤이스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가멜과 폴랑코는 다시 한 번 땅볼로 잡아낸다.

 

5회

 

직전 타석에서 몸에 맞는 볼을 내줬던 제이콥 스탈링은 삼진으로 잡았고, 필립 에반스 상대로 바깥쪽으로 향하는 슬라이더 위주의 승부를 가져갔지만, 에반스가 넘어오지 않으며 경기의 첫 번째 볼넷을 기록한다. 하지만 케빈 뉴먼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잡아내고 빠르게 이닝을 마무리한다. 또 한 번 존의 경계를 제대로 찌른 하이 패스트볼이 빛을 발했다.

 

 6회

 

카이 톰과 에릭 곤잘레즈는 헛스윙 삼진, 애덤 프레지어는 플라이로 처리한다. 세 타자 모두 너클 커브로 처리했고, 6회까지의 투구수는 단 60개에 불과했다.

 

7회

 

타석이 3바퀴를 돌았지만, 피츠버그 타자들은 마르케즈를 전혀 공략하지 못하였다. 2-3-4번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였지만, 마르케스는 9구만으로 깔끔히 처리했다. 개멜의 헛스윙을 이끌어 낸 공은 슬라이더인데, 이번 시즌 비중을 늘렸고 너클 커브만큼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구종이다.

 

8회

 

오늘 경기에서 가장 많은 17구를 던진 이닝이지만, 무난하게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스탈링이 친 타구는 79마일의 약한 타구였지만 코스가 좋아서 xBA가 .620에 달하는 타구였지만 스토리가 멋진 하이 점프 캐치로 처리해줬고, 노히터의 희망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9회

 

선두 타자인 카이 톰에게 던진 2구 너클 커브가 가운데로 몰렸고, 톰은 놓치지 않고 우익수 방면 안타를 때려냈다. 노히터가 깨진 상황에서도 마르케즈는 평정심을 유지했고, 다음 타자 마이클 페레즈를 초구 병살타로 잡고 마지막 타자인 프레지어를 너클 커브로 잡으며 92구 완봉승을 완성한다.

 

 그야말로 완벽한 경기였다. 최고 97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은 존 구석구석을 찌르며 타자들을 압도했으며, 슬라이더와 너클 커브는 수많은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오늘 마르케즈는 쿠어스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이 경기를 통해 마르케즈는 로키스 역대 투수 WAR 순위에서 3위로 올라갔으며(14.6), 이제 마르케즈 위에 있는 선수는 애런 쿡(17.2), 우발도 히메네즈(18.7) 둘 뿐이다. 계약 기간이 2024년임을 감안할 때, 현 페이스를 유지만 한다면 2년 뒤에 마르케즈는 로키스 역사상 최고 투수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이다. 팀의 미래는 암울하지만, 마르케즈의 퍼포먼스는 성적과 상관없이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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