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lorado Rockies

찰리 블랙먼의 기묘한 시즌

IN-N-OUT 2021. 6. 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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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로키스 리뷰를 쓸 때 찰리 블랙먼의 하락세가 심각하다면서 wRC+ 스탯을 언급한 적이 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는 스탯캐스트 스탯을 들여다보지 않고 글을 썼었다. 하지만 글감이 될만한 선수를 찾기 위해 최근 스탯캐스트 페이지를 둘러보다 블랙몬의 스탯을 보게 됐는데, 상당히 놀라운 결과를 보게 되었다. 트래킹 스탯이 생각보다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아래의 표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그러니까 331/399/601이라는 미친 슬래시라인을 찍으며 MVP 투표 5위까지 기록한 2017시즌이나 블랙먼의 마지막 올스타 시즌인 2019시즌보다 이번 시즌이 타격 내용 자체는 훨씬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슬래시 라인은 250/353/378, wRC+ 93에 그치고 있고, 이 수치 자체도 최근 상당히 많이 끌어올린 것이다.

 

 그럼 왜 이런 괴리가 생기는 것일까? 답은 '시프트'에 있다.

 

블랙먼은 극단적인 풀 히터는 아니지만, 풀 히터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 타자이고 상대적으로 시프트를 걸기 쉬운 좌타자라는 특성, 시프트 비율이 점점 늘어나는 리그의 트렌드로 인해 블랙먼에게 걸리는 시프트의 숫자는 매 시즌 증가하였다.

 

블랙먼 Shift Percentage

 

2017: 3.9%

2018: 29.9%

2019: 52.8%

2020: 72.4%

2021: 71.4%

 

시프트 자체도 더욱 정교해졌다. 왼쪽의 2018 시즌 시프트와, 오른쪽의 2021 시즌 시프트를 비교해보면 2루수의 위치가 보다 깊어진 것을 확인해볼 수 있다.

 

 

이번 시즌 Non-Shift 상황에서 블랙먼이 기록한 WOBA는 .372고, Shift 상황에서는 WOBA가 .308까지 떨어진다. 즉, 상대 팀이 효과적으로 블랙먼의 타격을 제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래부터 블랙먼이 시프트에 약한 타자는 아니었다. 오히려 2018, 19시즌에는 시프트가 걸렸을 때 더 좋은 WOBA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시프트 상황에서의 생산성이 급감하더니(Shift: .289/ Non-Shift: .462) 이번시즌에도 그러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늘어난 땅볼 타구 비중에서 찾을 수 있다. 블랙먼은 커리어 초기에는 땅볼 비중이 높았던 타자지만 궤도에 진입한 이후에는 땅볼 타구 비중을 일정 수준 이하로 억제했고, 실제로 커리어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였던 2017, 2019 시즌에는 땅볼 타구 비중을 40프로 초반 대에서 억제하고, 플라이볼 타구 비중을 높게 가져갔던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GB%는 47%로 지난 시즌의 38.5%에 비해 10% 가까이 올라갔고 플라이볼 비중은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22.3%를 기록하고 있다. Launch Angle도 커리어 평균(13.8)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 (10.6) 시프트의 먹잇감이 되기에는 더없이 좋은 상황이 된 것이다. 결국 블랙먼이 살기 위해서는 공을 띄워야 하고, 많은 공을 외야로 보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블랙먼의 타격에서의 반등은 선수 개인에게나, 팀에게나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아직 계약이 2년 반이나 남았고, 몇 년전부터 리그 최악의 외야 수비를 보여주면서, 스피드도 점점 떨어지는 선수가 타격도 안된다? 아무리 로키스가 리빌딩 팀이라도 이런 선수를 주전으로 쓰는 것은 너무 큰 손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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