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lorado Rockies

아레나도의 빈자리는 잘 메꿔지고 있을까? (feat. 조쉬 푸엔테스)

IN-N-OUT 2021. 5. 16.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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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아니다.

 

솔직히 브리디치도 저런 기대는 안했을 것이다. 단순히 주전 3루수가 아니라, 내셔널리그 3루수 골드글러브, 플래티넘 글러브를 밥 먹듯이 수상하고, 쿠어스의 도움을 많이 받긴 했지만 실버슬러거도 여러 번 수상한 리그 최고 3루수 아닌가. 문제는 대체자라고 들고 나온 선수가 WAR 개념에 존재하는 대체선수보다도 못한다는 것이다. 

 

 바로 주전 3루수가 조쉬 푸엔테스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가끔 이렇게 생각한다. '푸엔테스는 야구 연구실에서 만들어 낸 최악의 야구선수가 아닐까?' 아직도 왜 로키스 로스터에 있는지 모르겠는 선수인데, 버드 블랙은 생각이 다른 모양이다. 잠시 주전에서 밀려났다가, 다시 복귀해서 계속 선발로 나서고 있다. 블랙은 데이터 잘 안 보는 감독이라 놀랍지도 않지만, 이런 걸 커트해야 하는 프런트는 현재 '대행' 체제로 굴러가고 있으니 팀이 정말 원활하게 운영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고 된 비극

 

어쩌다가 만악의 근원이 되어버린 브랜던 로저스

 개막 직전 로키스의 내야 플랜은 이랬었다. 1루수 CJ 크론 - 2루수 브랜던 로저스 - 유격수 트레버 스토리 - 3루수 라이언 맥맨. 브랜던 로저스라는 잠재적인 폭탄이 존재하긴 했었지만, 크론이나 스토리는 못해도 중상위권 수비수로 평가받는 자원들이고, 맥맨은 스몰 샘플 상이긴 하지만, 3루에서 괜찮은 수비를 보여줬었기 때문에 아레나도급은 아니더라도 평균 이상은 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브랜던 로저스의 부상이 모든 걸 바꾸어놨다. 로저스의 이탈로 로키스의 로스터에서 2루수를 볼 선수는 개럿 햄슨과 라이언 맥맨 밖에 남지 않았고, 수비력은 크게 차이가 없지만 '그나마' 타격에서 맥맨이 나았기 때문에 2루 주전으로 들어갔고, 햄슨은 유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리고 비어 있는 3루 자리에는 트리플 A에서 3루를 본 경험이 있던 푸엔테스가 주전 자리를 꿰차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재앙이 시작된다.

 

타격

 

 

지난 3경기 동안 14타수 7안타 홈런 2개, 슬래시 라인 538/571/1077을 찍었는데도 시즌 wRC+가 54인 선수가 푸엔테스이다. 설명하고 싶은 욕구도 안 생기기 때문에, 그냥 이번 시즌 5/16일자 푸엔테스의 스탯캐스트 Percentile 랭킹과 지난 번에 썼던 글로 (로키스는 분석이란 걸 하는 팀인가? - 조쉬 푸엔테스에 관하여, https://spoflix.tistory.com/59) 설명을 마치겠다. 한 달 전에 썼던 글이지만, 저때랑 별로 달라지지도 않았다.

 

수비

 

 

 앞에서 푸엔테스의 타격 스탯을 보면 의문점이 생길 것이다. '저 타격에 계속 선발로 나오는거 보면, 수비는 잘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이번 시즌 OAA 랭킹을 보면 그런 생각이 바로 없어질 것이다.

 

참고로 수아레즈가 스탯캐스트 OAA 랭킹 최하위 선수이다. 그러니까 규정 이닝을 충족한 216명 중 211위, OAA -5를 차지하고 있는 선수가 바로 푸엔테스라는 것이다.

 

OAA가 낮은 건 다 이유가 있다. 푸엔테스는 이번 시즌 실책을 4번 기록했는데, 그 4개의 타구의 처리 성공 확률은 92%였다. 92%의 확률을 0%로 내렸으니, 당연히 타격이 크지 않겠는가. 그 4개 타구에서만 푸엔테스는 OAA -4를 적립했다. 그렇다고 나머지 타구를 잘 처리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5라는 대기록이 달성될 수 있었다. 로키스가 현재 39경기를 했으니까, 풀 시즌으로 환산하면 OAA -20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2019년 최악의 수비를 보여줬던 블라디미르 게레로가 기록한 OAA 수치가 -19라는 걸 감안하면, 확실히 체감이 될 것이다.

 

푸엔테스의 가장 큰 문제는 송구 불안이다. 트리플 A에서 812이닝의 3루 수비를 소화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푸엔테스의 송구는 부정확하고 느린 스피드를 보여준다.

 

  타석에 서 있는 타자가 누군지 알아보겠는가? 바로 전임자 놀란 아레나도이다. 까다로운 타구를 잘 처리했지만 송구는 정말 택도 없이 빗나간다. 

 

 역시 세인트루이스전 클립이다. 저 어정쩡한 송구 동작은 뭔가? 1루수 아담스의 캐치가 아쉽긴 하지만, 저런 식으로 공을 던졌는데 1루수가 못 받았다고 탓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것도 1루수의 캐치가 아쉬운 부분은 있다. 하지만 충분히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급하게만 송구 동작을 가져가려고 하니깐 어처구니 없는 원바운드볼이 나오는 것이다. 

 

 즉, 포지션 변경으로 인한 부적응 문제가 아니라 송구라는, 3루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에서 저런 기본기 부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쯤되면 푸엔테스보다 이 선수를 고용하고 있는 코칭스태프와 프런트가 더 비판을 받아야 할것 같지만, 정말로 쓸 선수가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쓰는 감이 있다. 그나마 콜업 가능성이 있던 콜튼 웰커도 DTCMD라는 석연치 않은 약물 적발로 날라가버렸으니.

 

 3루의 푸엔테스와 로키스 이적 이후 최악의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는 CJ 크론(OAA -4)까지 더해지면서, 지난시즌 OAA +7로 리그 7위에 올랐던 로키스 내야수비는 이번 시즌 OAA -8로 리그 28위를 달리고 있다. 수비 빼고 장점이 없던 팀이 수비도 못하니 이제 진짜 무장점의 팀이 되어버린 것이다.

 

리그 최고의 3루수를 리그 최악의 3루수로 대체한 콜로라도 로키스. 얼마나 환상적인 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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