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lorado Rockies

로키스, 엘리아스 디아즈라는 주전 포수를 찾다

IN-N-OUT 2021. 11. 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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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 시장 개업 이후 로키스의 첫 무브는 외부 선수 계약이 아닌, 포수 엘리아스 디아즈와의 연장계약이였다. 디아즈는 내년 시즌 연봉 조정 3년차로 접어들게 되고, FA 자격을 갖출 수 있었지만 3년 14.5m의 계약을 받아 팀에 잔류하는 것을 택했다. 

 

 평소에 빌 슈미트에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이번 계약은 상당히 잘해냈다고 생각한다. 로키스가 성적을 내는 팀은 아니지만, 어찌됐건 주전 포수는 필요하고 디아즈는 이런 역할에 제격인 선수이기 때문이다. 

 

 준수한 수비력

 

 디아즈의 가장 큰 장점은 도루 저지 능력이다. 베이스볼서번트에 올라와 있는 가장 최근 기록인 2019 시즌의 데이터를 보자면, 디아즈는 86.1마일의 평균 송구 속도, 1.93초의 평균 팝 타임을 기록했으며 각각 전체 2위, 6위에 해당하는 훌륭한 수치이다. 이번 시즌에도 디아즈는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주자들에게 충분한 위협을 가하는데 성공하였다. 

 

 

 위에 나와있는 표는 500이닝 이상 포수로 출장한 36명의 선수들의 수비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시즌 디아즈는 42.1%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하며 살바도르 페레즈에 이은 전체 2위라는 훌륭한 성과를 이루어내었다. 도루 저지 능력에 비해서 블로킹(Pass/9), 프레이밍은 돋보이지 않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최악의 수치도 아니다. 

 

 특히 프레이밍의 경우, 로키스로 이적하기 전인 2019시즌에는 Runs Extra Strikes -10을 기록하며 최악의 프레이밍을 보여주었지만, 로키스 이적 이후 2020시즌 +0, 이번 시즌 +2를 기록하며 어느 정도 개선이 된 모습이다. 

 

 반등한 타격 생산성

 

 디아즈는 6월을 기점으로 완전히 다른 선수로 바뀌었다. 간단히 성적을 비교해보자.

 

~5월: AVG/OBP/SLG 125/193/188, wRC+ -8

6월~: AVG/OBP/SLG 283/346/550, wRC+ 123

 

디아즈의 반등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컨택의 개선이다. 

 

 부진했던 4-5월에는 70% 초중반에 그쳤지만, 6월에 80%를 넘긴 이후에는 계속해서 준수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존의 중앙으로 오는 공에 대한 대처였다. 

 

~5월: AVG/SLG 091/182, wOBA .108, Whiff% 21.3

6월~: AVG/SLG 300/600, wOBA .376, Whiff% 14.6

 

 Whiff%가 7%나 떨어지고, 타격 생산성도 유의미하게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삼진율의 하락도 주목해볼만 한데, 5월까지의 K%가 26.1%에 달했던 반면, 그 이후 기간에서는 13.1%로 크게 감소하였다. 당연히 인플레이 타구의 비율이 늘어났고, 타율도 자연스럽게 향상되었다.

 

 두 번째는 타구의 퀄리티 개선이다. 디아즈의 경우는 일반적인 케이스와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바로 타구 속도의 '양극화'이다. Hard Hit%도 개선되었지만, 그와 반대 위치에 있는 Weak Contact%(타구 속도 80마일 이하의 타구 비율)도 덩달아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5월: Hard Hit% 27.6%, Weak Contact% 27.6%, Exit Velocity 87.2mph

6월~: Hard Hit% 39.1%, Weak Contact% 31.8%, Exit Velocity 87.1mph

 

 그렇기 때문에 타구 속도는 오히려 줄어들었음에도 전체적인 퀄리티는 좋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생기게 된 것이다. 거기에 뜬공 비율도 크게 증가하고(32.8% -> 42.1%), 당겨치는 타구의 비율이 높아지면서(31.% -> 42.1%) 홈런 개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6월부터의 기간 동안, 당겨쳐서 만들어낸 홈런의 개수가 15개였는데 백업 포수 돔 누녜즈와 번갈아서 출장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준수한 기록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HR/FB%는 18.3%로 리그 정상급 수치에 해당하는 기록이였다.

 

 적절한 스탑갭 역할

 

 현재 로키스 40인 로스터에 있는 포수는 디아즈와 돔 누녜즈 단 두 명뿐이고, 팜 전체로 봐도 가능성이 있는 포수 유망주가 드류 로모 정도 밖에 없을 정도로 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외부에서 영입을 하지 않는 이상, 그나마 현재 주전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돔 누녜즈 한 명 뿐이다.

 

 누녜즈도 로키스에서 제법 신경을 쓴 선수이다. 이번 시즌 수비 이닝(622이닝), 타석(263타석) 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출장 기회도 확실히 챙겨주었고, 시즌 초반에는 주전으로 나서기도 했지만 디아즈의 반등과 본인의 단점이 드러나면서 백업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누녜즈의 가장 큰 약점은 도루 저지율이다. 위의 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누녜즈의 이번 시즌 도루 저지율은 겨우 20.4%에 불과하다. 리그 최상위권의 어깨를 가지고 있는 디아즈와는 당연히 비할 바가 안되고, 리그 전체로 봐도 낮은 수준이다. 또한 타석에서는 변화구 대처가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다. 패스트볼 상대로는 wOBA .379로 준수한 수치를 보여줬지만, 오프스피드는 .217, 브레이킹 볼은 .189에 불과했다. 걸리면 넘어가는 파워를 보유하고 있지만, 공을 배트에 맞추지 못하는데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로모의 경우 싱글 A에서 괜찮은 타격 성적을 보여주었고, 수비에 대한 평가도 상당히 좋은 선수지만, 빅 리그 레벨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2-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나머지 포수들은 언급할 가치가 없기 때문에 따로 적지는 않겠다. 만약 로키스가 포수를 트레이드나 FA를 통해 수혈할 생각이 없다면, 디아즈만한 대안은 없는 셈이다. 아직 나이가 31살이니 에이징 커브가 강하게 올 시기도 아니고, 팀 프렌들리한 계약이라는 것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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