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lorado Rockies

빌 슈미트의 정식 단장 부임, 로키스의 미래는?

IN-N-OUT 2021. 10. 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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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 슈미트는 지난주 토요일 '임시'라는 직책을 떼고 콜로라도 로키스 역사상 4번째 단장으로 부임했고,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는 다저스가 아닙니다. 우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에요. (선수를) 스카우트하고, 드래프트 한 뒤에 발전시키는거죠."

 

맞다. 로키스는 다저스가 아니다. 그래서 다저스 같은 정상적인 야구 팀이 되기보다 몽포트가 지배하는 하나의 제후국이 되기로 결정한 것이다.

 

 슈미트가 정식 단장이 되었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구단주 몽포트나, 단 한 번도 야구 관련 업무를 해본적이 없지만 President of Baseball Operations라는 명함을 달고 있는 그렉 피즐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루머가 흘러넘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미트를 선임하면서 이런 '고위직'들이 한 발언들은 사람들의 속을 다시 한 번 뒤짚어엎기에 충분했다.

 

 "외부에서 사람을 찾으려고 했는데, 제 말은 굳이 그럴 필요가 있냐 이거죠. 슈미트는 저희 팀에 적합한 인재이고, 시기도 적절합니다." - 그렉 피즐

 

 이건 성의의 문제다. 선임 당시에는 시즌이 끝나지도 않았었으니 시간도 충분했었고, 메이저리그에 유능한 인재가 한 두명인가. 솔직히 템파베이 프런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 아무나 꽂아도 브리디치보다는 운영을 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팀의 장기적인 미래가 달린 단장 선임을 그냥 귀찮다는 이유로 수뇌부가 넘겨버린 셈이 되어 버렸다. 이게 성과를 못 내도 수익 분배, 관중 수입 등으로 수익이 창출되어 망할 일이 없는 메이저리그 구단이라서 괜찮은 거지, 일반 사기업에서 이런 식으로 인사를 관리한다면 그 회사는 몇 년안에 파산할 것이다. 

 

 "...(전략) 그(슈미트)는 매 경기마다 클럽하우스에 내려가서 선수들, 코치드로가 대화하고 버디(블랙)과 시간을 보냈죠. 제가 빌이랑 오랫 동안 지내봤는데, 매 경기마다 그러더라고요. 저나, 딕(몽포트)이나 그렇게 지시한적도 없거든요. 그런 걸 볼 때마다 일이 제대로 처리되는 걸 느끼는 거죠." - 그렉 피즐

 

 이건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금 GM을 구하는 거지, 감독 말동무를 구하는 건가? 이럴 바에야 차라리 전문 상담사를 고용하는 게 슈미트를 단장으로 쓰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먹힐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게 팀에 어떤 도움을 주는가? 차라리 이런 잡담을 하는 시간에 불펜이나 포수를 제대로 구해 왔으면 2-3승은 더했을 것이다.

 

 "5달 동안 임시 GM으로 있으면서, 빌이 프랜차이즈를 이끌 수 있는 인재임은 확실해졌습니다. 빌은 업계에서 존중 받고 신뢰 받는 사람입니다. 힘든 상황에서 부임했음에도, 경기장 안팎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었습니다." - 그렉 피즐, Official Statement

 

5 달 동안 슈미트가 도대체 뭘 보여줬다는 건가? 베니 몽고메리 픽도 자신이 예전부터 계속 답습해오던 '툴 가이' 픽이었고, 유망주를 수급해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드래프트 데드라인 시기에도 마이칼 기븐스를 제외하고 아무도 팔지 않았다. 그 결과 트레버 스토리는 구단에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보상픽 한 장만을 남기고 팀을 떠날 것이다. 연장 계약에 자신 있다던 존 그레이와의 협상은 멈춘 상태고, CJ 크론은 FA로 그냥 걸어나갈 게 확실해보인다 팀 성적이 살짝 나아지긴 했지만, 75승을 하던 70승을 하던 그게 그렇게 큰 의미가 있을지는 모두가 다 아리라 믿는다.

 

 가장 문제인 것은 이런 내부승진이 조직 문화의 변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시켜버렸다는 점이다. 이미 예전에 쓴 글에서도 서술한 적이 있지만(https://spoflix.tistory.com/50), 로키스는 제대로 운영되는 프랜차이즈가 전혀 아니다. 몽포트는 자신의 지분을 믿고 횡포를 부리고 있으며, 현대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분석은 제대로 이루어지지도 않으며 능력 있는 사람이 승진하는 것이 아닌, 수뇌부와 '코드'가 잘 맞는 사람이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 척박한 환경이다. 당장 닉 그로크가 올린 어제자 기사에도 이런 부분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들(로키스)은 콜로라도 로키스라는 야구 팀이라기 보다는 가족이 운영하는 철물점에 가깝죠. 회사 지시에 따르고 반항하지 않으면, 로키스에 평생 머무를 수 있는 겁니다." - 로키스에서 오랫동안 뛰었던 익명의 선수

 

 슈미트가 이러한 환경을 개선할 확률이 얼마나 높을까? 차라리 5년 안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 이미 팀의 몇몇 직원은 사의를 표명하여 팀을 떠났다. 나름 개혁이랍시고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근무하던 분석 전문가 스캇 밴 루튼을 고용하고 스카우트로 오랜 기간 근무한 인사들을 고위직으로 임명하긴 했지만, 큰 효과는 없을 것이다. GM이 어차피 구단주가 하라는대로 하는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로키스는 이번 오프시즌을 반드시 잘 보내야만 하는 팀이다. 그 동안 팀을 떠받쳤던 기둥들은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것이고, 팀에 남아있는 선수들은 실력이 부족하거나 발전이 필요한 상황이며, 3년을 하위권에서 놀았음에도 팜은 여전히 척박하다. 단기적인 전력 상승은 힘들더라도, 미래를 보는 무브를 해야될텐데 이런 근시안적인 사고를 가진 인사들로 과연 팀이 제대로 돌아갈 수나 있을까? 조만간 마르케즈나 프리랜드, 센차텔라가 헐값으로 팀을 떠나는 광경을 봐도 크게 놀랍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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