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lorado Rockies

로키스는 분석이란 걸 하는 팀인가? - 조쉬 푸엔테스에 관하여

IN-N-OUT 2021. 4. 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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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로키스라는 팀과 단장 브리디치가 세이버 스탯을 어떻게 취급하는지에 대한 기사를 번역한 적이 있다. (spoflix.tistory.com/49) '정말 이게 메이저리그 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라는 생각이 그때 들었었는데, 오늘 글로 쓸 조쉬 푸엔테스 스토리를 보면 '역시 로키스고, 역시 브리디치다' 라는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필자가 가장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던 포지션은 3루수였다. 아레나도가 주전으로 도약한 이후, 로키스의 개막전 3루수는 아레나도로 고정되었지만 브리디치의 만행으로 인해 아레나도는 팀에서 사라졌고, 다른 누군가가 그 구멍을 메워야만 했다. 아마 거의 모두가 라이언 맥맨을 예상했을 것이다. 커리어 동안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건 제일 많았고 스토리 다음으로 수비가 좋은 내야수기 때문이였다. 근데 그 날 라인업에 올라온건 조쉬 푸엔테스였고, 타순은 무려 2번이었다. 사실 버드 블랙이 2번타자 자리를 홀대한다는 느낌이 든 건 한 두번이 아니긴 했다. 타격 포텐셜이 터지기 전이었던 르메이휴를 시즌 내내 2번으로 썼을 정도였으니. 근데 푸엔테스? 이건 선을 넘은 것이다.

 

푸엔테스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리그 최악의 선구안을 가진 타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21세기 메이저리그에서 200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 중 푸엔테스의 BB/K 0.05보다 낮은 기록을 가진 선수는 존재하지 않눈다. 선구안으로 그렇게 까이는 바에즈도 BB/K가 0.16인걸 감안해보자. 지금까지 218타석에 들어서 얻어낸 볼넷은 단 3개에 불과하다. 타석 당 투구수도 3.6개밖에 안되고 존 바깥의 공을 스윙하는 비율(O-Swing%)도 리그 평균보다 15%이상 높다.

 

그럼 장타력이 그렇게 뛰어난가? 지난 시즌 ISO가 .133이고 커리어 ISO가 .143밖에 안되는데, 이 선수 포지션은 1루수/3루수다. 작년 규정 타석 채운 1루수 중에 가장 낮은 ISO를 기록했던 조쉬 벨의 기록이 .138이고 앞서 언급했던 맥맨의 커리어 ISO가 .195다. 

 

근데 이런 선수가 개막전 주전 3루수, 2번타자로 나왔고 최근까지 주전으로 나왔다고 하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브리디치라는 인물은 일반인들의 기준으로는 판단할 수가 없는 사람이다.

 

그나마 생각을 해본다면 지난 시즌 기록이 괜찮았다는 점이다. 103타석이라는 스몰 샘플이고 wrc+가 86밖에 안되지만 어떻게 타율은 3할을 찍었고, 경쟁자인 맥맨보다는 성적이 좋았으니까. (306/320/439)

 

하지만 이 '3할 타율'이라는 것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허상이란걸 알 수 있다. 지난 시즌 푸엔테스의 BABIP는 .406인데 리그 BABIP 1위였던 콘포토의 기록이 .412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그에 비해 타구 평균 속도는 84마일에 그쳤고 Hard Hit%는 23.9%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기준으로 타구 속도는 414명 중 388위고, Hard Hit%는 383위에 해당된다. 실제 인플레이가 된 타구들을 봐도 타구속도 90마일 이상의 타구는 71번 중 27개에 불과하고, 스탯캐스트 스탯으로 예측한 기대 타율인 xBA는 .254밖에 되지 않는다.

 

즉, 누가 봐도 엄청난 행운 + 스몰 샘플로 만들어낸 '3할 타율'이고 그렇게 스탯이 잘 나왔음에도 wrc+ 86을 찍는 '1루수'라는 것이다. 이런 선수를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쓰는 것도 웃긴데, 개막전 주전 3루수에 2번 타자? 어떻게 하면 이런 생각이 나오는 것일까.

 

그럼 그 푸엔테스의 이번 시즌 스탯은 어떨까?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데이터가 승리로 직결되는 스포츠에서 데이터를 안 보는 구단이 존재한다? 놀랍겠지만 실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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